사진은 벨기에 국기. 벨기에의 수도는 브뤼셀로 면적은 30,528 km²이며, 공식 언어는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이다.

심각한 지역갈등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벨기에가 '무정부 상태' 1년을 맞았다.

벨기에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13일 총선거를 치른 이후 지금까지 정당 간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세계 최장 기간 무정부 상태'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유럽 최장 기록이었던 1977년 네덜란드의 208일은 물론,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라크가 2009년 289일 만에 정부를 구성한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벨기에 정치권에서는 무정부 상태가 1년 더 지속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벨기에의 무정부 상태는 심각한 남북 지역갈등으로 인한 것이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어권인 북부 플랑드르 지역과 프랑스어권인 남부 왈로니아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이른바 '언어 분단국가'인 셈이다. 인구 1100만명 정도의 벨기에에서 수도 브뤼셀의 인구 110만명을 제외하면 플랑드르 지역의 인구는 620만명, 왈로니아 지역인구는 340만명 정도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우수한 북부 플랑드르 지역은 불만이 많다. "인구가 많고 훨씬 부유한 북부 지역이 가난한 남부 지역을 위해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플랑드르 지역 분리주의자들은 무정부 상태 1년을 맞이 13일부터 브뤼셀에서 EU 집행위 본부 등이 있는 거리 이름을 '플레미시공화국로(路)'로 바꿔 부르는 이벤트도 연다.

지난 2008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온 어부 500여명이 EU(유럽연합) 수도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고유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벨기에는 언어권별로 군소정당들이 난립해 있다. 언어권별로 연방하원(150석) 의석이 배분되는 구조에 따라 보통 5∼7개 정당이 연정을 구성해야 정부가 수립된다. 문제는 북부 지역정당이 보다 많은 자치권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총선에서 플랑드르 지역 정당인 ‘새 플레미시 연대(N-VA)’는 27석을 차지하며 제1당이 됐다. N-VA가 북부의 ‘분리 독립’, ‘자치권 확대’ 등을 주장하고, 이에 남부 지역 정당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무정부 상태는 시작됐다.

지난 2008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온 어부 500여명이 EU(유럽연합) 수도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고유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벨기에 언론매체들은 이에 대해 “자치권 확대와 연정 구성 중 어느 것이 먼저냐는 입씨름이 1년 동안 되풀이되자 국민이 이젠 짜증을 넘어 아예 신물을 내면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오히려 국가는 더 잘 돌아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률이 상위권인데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리비아 공습에도 참여했고, 국가대표 축구팀의 성적도 괜찮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