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통되지 않고 창고에 쌓여 있는 1달러 동전이 12억달러(1조2912억원)어치에 이른다고 미 공영 라디오 방송(NPR)이 28일 보도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지하 창고에는 역대 대통령 등의 얼굴이 새겨진 1달러짜리 동전 12억여개가 잠자고 있다. 1달러 동전이 애물이 된 것은 인터넷 뱅킹이 확산되면서 동전 사용 빈도가 떨어졌고 지폐보다 휴대하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달러 동전은 앞으로도 널리 쓰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NPR은 전망했다.
2005년 미 의회는 1달러 동전을 더 많이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3개월에 한 번씩 역대 대통령 초상을 새긴 동전을 임기 순서대로 발행토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대통령 동전'은 교육 효과가 있는 데다가 새 동전 문양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유통량이 늘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2007년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동전을 시작으로 현재 18대 대통령 주화까지 매년 5억개의 대통령 주화가 제작돼 왔다. 하지만 미 당국의 예상과 달리 1달러 동전 사용은 늘지 않았다. Fed는 최근 많은 은행이 1달러 동전을 되돌려 보내고 있고 앞으로도 1달러 동전에 대한 수요는 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실시된 해리스 여론 조사에서도 설문자의 4분의 3 이상이 여전히 1달러 동전보다는 지폐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당장 1달러 동전 발행을 중단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분기별 발행 물량과 연방준비은행별 재고량이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주화가 발행되기 시작한 2007년 이래 지금까지 1달러 동전 제작비로 3억달러가 들었고, 2016년 마지막 38대 대통령 주화를 발행하기까지 제작비용은 그 두 배로 뛸 것으로 Fed는 전망했다. 또 현재 추세라면 2016년까지 창고 신세를 질 1달러 동전이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1달러 지폐를 아예 없애고 동전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온다. 미 회계감사국(GAO)은 지폐보다 내구성이 강한 동전으로 모두 대체할 경우 30년간 55억달러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