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고기를 먹으면 유해 중금속인 수은(Hg)의 혈중 농도가 높아진다는 정부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사용 등으로 돔배기(소금에 절인 상어고기)를 즐겨 먹는 영남지역 성인 남성들의 혈중 수은 농도는 미국 환경청(EPA)의 권고기준을 초과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작년 6월부터 올 4월까지 영남지역 주민 5143명을 대상으로 상어고기 섭취에 따른 혈중 수은 농도 변화 등을 조사한 결과, 상어고기를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혈중 수은 농도가 높았고, 섭취 횟수가 감소하는 경우 혈중 수은농도도 덩달아 줄어드는 사실이 확인되는 등 "상어고기 섭취와 혈중 수은농도가 뚜렷한 상관성을 보였다"고 3일 밝혔다.

상어고기를 먹는 사람들의 혈중 수은농도는 피 1L당 평균 5.35㎍(마이크로그램·1㎍은 100만분의 1?)으로, 상어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3.61㎍)의 약 1.5배 수준이었다. 상어고기를 월 2회 섭취하는 사람은 11㎍, 월 1회 섭취 8.76㎍, 연 7~8회 섭취 6.13㎍, 연 1~2회 섭취하는 사람은 4.41㎍으로, 상어고기를 자주 먹을수록 혈중 수은농도 역시 높아졌다고 환경과학원은 밝혔다.

특히 조사대상 성인 남성의 경우 평균 혈중 수은농도가 경북 6.23㎍, 부산 6.03㎍으로, 미 환경청의 권고기준(5.8㎍)을 초과했다. 총 9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북지역 초등학생의 경우도 상어고기를 먹는 경우(2.87㎍)가 먹지 않는 경우(2.18㎍)보다 혈중 수은농도가 약 1.3배 높았다.

환경부는 "수은은 생물에 농축되는 설질이 있어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위치한 상어의 몸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수은이 축적돼 있다"며 "특히 수은은 산모를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는 등 성장기 어린이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앞으로 관계기관과 협의해 외국처럼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