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테러범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은 인터넷에 공개한 1500여쪽 분량의 선언문에서 다양한 인물과 사례 등을 인용해 이슬람문명에 대한 자신의 반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의 선언문에 인용된 사람들은 이로 인해 몹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브레이빅은 선언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 대해 "푸틴은 공정하고 단호한 지도자로서 존경을 받을 만하다"며 그를 교황과 함께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로 꼽았다. 독일앙겔라 메르켈 총리나 프랑스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해선 이슬람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다며 비판했다. 푸틴의 대변인은 이에 대해 "브레이빅은 악마의 화신으로 완전히 미쳤다"며 "그가 무슨 말을 썼든 미치광이의 망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브레이빅은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 등도 만나보고 싶은 인물로 꼽았다. 그러나 왜 만나고 싶은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는 선언문에서 '유라비아(Eurabia·유럽과 중동의 통합을 의미)'란 개념을 수차례 인용하면서 비판했다. '유라비아'란 책을 쓴 지젤 리트먼은 "브레이빅이 내가 쓴 글에서 영감을 얻었다면 몹시 유감"이라며 "그는 미치광이로 진작에 치료를 받았어야 하고, 이번 일로 목숨을 잃게 된 이들과 그 가족들에 대해 큰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브레이빅이 자신을 기독교와 십자군 운동의 구원자로 묘사하면서 기독교 교회도 난감해졌다. 울라프 트비트 세계교회협의회(WCC) 사무총장은 "테러의 근거로 종교를 들먹이는 것은 신성모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