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승엽(35)이 가세한 사자군단 클린업트리오는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1 카스포인트 어워즈' MVP를 수상한 최형우(28,삼성)는 "(이)승엽형과 함께 뛰게 되어서 정말 설렌다"면서 "둘이서 80홈런을 합작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내년 목표를 '타율 3할-40홈런-120타점'으로 설정한 최형우는 자신의 우상과도 같았던 이승엽과 함께하는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여기에 최형우는 "올해 3관왕(홈런-30개, 타점-118타점, 장타율-0.617)을 했으니 내년에는 (이)대호형이 했던 7관왕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이에 '많은 득점을 올리기 위해선 이승엽 뒤에서 치는 게 낫지 않겠냐'라는 질문이 나왔고, 최형우는 "(박)석민이가 40홈런을 칠 수도 있다"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또한 "2년 전까지 삼성 클린업트리오가 약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내년에는 (삼성 클린업트리오가)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3관왕 최형우에 이승엽이 가세한 삼성 클린업트리오는 '우산효과'를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여기에 올 시즌 타점 4위(86타점)에 오른 박석민까지 더하면 내년 삼성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배가된다. 만약 최형우가 이승엽과 80홈런을 합작하고 박석민이 최대치로 활약하면 중심타선에서만 120홈런이 된다. 올 시즌 삼성의 팀홈런이 95개였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쉽지는 않은 숫자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클린업트리오와 비교하면 어떨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2003년 삼성의 '이마양(이승엽-마해영-양준혁)'은 파괴력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3번 이승엽이 타율 3할1리 56홈런 144타점을 올렸고 4번 마해영이 타율 2할9푼1리 38홈런 123타점, 5번 양준혁이 타율 3할2푼9리 33홈런 92타점으로 뒤를 이었다. 클린업트리오 평균 성적만 따져봐도 타율 3할6리 42홈런 119타점으로 올 시즌 홈런-타점왕을 동시에 석권할 수치다. '이마양' 트리오는 127홈런을 합작해 역대 클린업트리오 최다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건 7관왕 이대호가 버티는 2010년 롯데의 이른바 '홍대갈'이다. 이대호가 타율 3할6푼4리 44홈런 133타점을 올리며 모든 타이틀을 휩쓸었고 홍성흔이 타율 3할5푼 26홈런 116타점으로 뒤를 이었다. 그리고 카림 가르시아는 타율에서 2할5푼2리로 약간 떨어졌지만 26홈런 83타점으로 여전한 파괴력을 뽐냈다. 이들의 평균 성적은 타율 3할2푼2리 32홈런 111타점. 만약 가르시아 대신에 조성환이 들어온다면 클린업트리오 평균 홈런은 26개, 타점은 100점으로 줄지만 타율은 3할5푼으로 치솟는다. 이 해 이대호-홍성흔-조성환은 각각 타율 1,2,3위를 휩쓸었다.

또한 2000년 두산의 '우동수'트리오도 타 팀 투수들에겐 공포였다. 타이론 우즈가 타율 3할1푼5리 39홈런 111타점을 올렸고 김동주가 타율 3할3푼9리 31홈런 106타점, 심정수가 타율 3할4리 29홈런 91타점을 찍었다. 이들의 평균 성적은 타율 3할1푼9리 33홈런 102타점.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평균 33홈런을 찍어낸 힘이 돋보인다.

한국야구위윈회 허구연(60)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은 "이승엽이 가세하는 삼성 클린업트리오는 내년 김태균이 돌아올 한화, KIA와 함께 리그 최강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이승엽과 최형우가 80홈런을 합작한다면 당연히 삼성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클린업트리오를 갖추고도 세 팀은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타선은 강력했지만 투수력에서 약점을 노출하며 고배를 들이켰다. 반면 올해 삼성은 강력한 마운드의 높이로 통산 다섯 번째 패권을 일궈냈다. 우승 마운드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한 삼성이 최형우의 목표처럼 타선까지 터져준다면 삼성 류중일(48) 감독의 목표인 '한국시리즈 5연패'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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