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셔틀(중·고교에서 힘센 학생들의 강요에 의해 빵이나 담배 등을 대신 사다 주는 행위)’을 시킬 수도 있지 뭐…. 그런데 그것(강제적 심부름)이 잘못됐지만, 폭력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위협을 했다는 그것도 애매하지 않나.”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교과위) 간사인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2일 국회 교과위 법안심사소위 회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2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 중학생 사건을 계기로 학생들 간 ‘왕따(집단따돌림)’ 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수면 위로 부상했지만, 교과위 간사를 맡은 안 의원은 불과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빵 셔틀’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학생들 간 강제적 심부름이 왜 문제가 되는지를 오히려 되물었다.
이 같은 발언 내용은 국회 홈페이지 교과위 회의록에 기록돼 있다.
이른바 ‘빵 셔틀’이란 말은 학교 폭력을 배경으로 최근 탄생한 신조어. 온라인게임인 ‘스타크래프트’에서 유닛(게임상의 병력)을 이동하는 수송기의 이름인 ‘셔틀’ 앞에 간식거리 대표격인 ‘빵’을 붙여 만들어졌다. ‘왕따(집단따돌림)’를 당하는 학생에게 돈을 주지 않거나, 주더라도 아주 소액만을 주고는 빵 등 간식이나 담배 등을 사오라고 강제적으로 심부름을 시키는 행위를 일컫는다.
전국에서 왕따 폭력을 겪는 학생들은 이 같은 ‘셔틀 문화’에 희생양이 되고 있지만, 국회와 어른들은 이에 대해 무지(無知)했다.
다음은 11월 2일 국회 교과위 법안심사소위 회의록 일부
▶노재석 수석전문위원=이철우 의원, 이정현 의원, 김세연 의원, 김기현 의원, 김춘진 의원님, 장윤석 의원, 이명수 의원님의 개정안에 대해서 관계 조문별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이정현 의원님 안은 학교폭력에 따돌림을 포함시키자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김기현 의원님 안에서는 학교폭력에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해서 학교폭력의 내용에 ‘강제적인 심부름’을 추가시키고자 하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안민석 의원=그런데 심부름도 시킬 수…
▶노 수석전문위원=강제적인 심부름을 추가시켜서 학교폭력을…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빵셔틀 그 이야기야. 빵셔틀.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설동근=빵셔틀.
▶안 의원=빵셔틀이 뭔데?
▶조 의원=내가 안민석 위원한테 같은 반 친구인데 100원을 딱 주고 “야, 빵 사오고 라면도 하나 사오고…” 이렇게 시키는 것이야.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이것은 학교 내에서 학생 간에 발생하는 거야. 학생들이…
▶조 의원=그러니까 100원 주고 빵도 사오고 라면도 사오고…
▶안 의원=그것을 시킬 수 있지 뭐…
▶조 의원=갈취하는 거야, 갈취!
▶권 의원=이제 가방 들고 다니는 것 못 하게 하는 것이에요.
(중략)
▶안 의원=그런데 그것이(강제적인 심부름) 잘못됐지만, 폭력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조 의원=위협을 하니까. 정신적인 폭력이지.
▶안 의원=그러니까 위협을 했다는 그것도 애매하지 않나?
▶서상기 소위원장=심리적으로 충격 내지는…
▶조 의원=이것이 심해. 학교 안에서 심해.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