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6시를 기해 여수엑스포 핵심 도로망인 여수~순천 간 자동차전용도로가 완전 개통됐다. 퇴근 시간 여수산단에서 쏟아져 나온 차량들은 거침없이 이 도로를 달렸다. 이 도로엔 신호가 없어 차량이 신호 대기로 멈춰 꼬리를 물지 않았다. 평소 30~40분 거리가 차량이 몰리면 1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이날은 20~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순천에서 거주하며 여수산단으로 출퇴근하는 최동진(44)씨는 "이전만 해도 오후 6시 퇴근 시간이 걸리면 아예 1시간 동안 직장에서 잡무를 처리하고 집으로 향하곤 했다"며 "오늘은 개의치 않고 뻥 뚫린 도로를 마음껏 달렸다"고 말했다.
◇여수~순천 자동자전용도로
여수→순천 소요시간은 기존 40분대에서 20분대로 절반으로 줄었다. 출퇴근시에도 20~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규정속도는 당초 시속 90㎞에서 80㎞로 축소되었다. 익산국토청 정병삼 주무관은 "자동차전용도로의 규정속도는 기존 국도와 같지만, 직선 위주에 신호와 언덕길이 없어 시속 100㎞로 달리는 고속도로와 같은 효과를 낸다"며 "문제 없다"고 했다.
38.8㎞에 달하는 이 도로는 국도 17호선을 대체한다. 여수 돌산읍과 세계박람회장, 순천시 해룡면, 순천IC를 연결한다. 총 공사비는 1조1122억원.
과거 여수는 교통 오지였다. 한반도 남단 중앙에 위치한 여수에서 외곽으로 연결된 도로망은 2개다. 국도 17호선과 지방도 863번이다. 지방도는 방지턱이 많고, 길이 매우 꼬불꼬불해 실제 80~90% 차량은 국도를 이용한다. 순천방면에서 옛 여천시든, 옛 여수시든 일단 여수를 방문하면 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당연히 국도 17호선으로 교통량이 폭주했다. 여수엔 1967년부터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국가산업단지가 가동 중이다. 269개사의 한 해 생산액은 66조. 고용인원만 1만7600여명에 달한다. 출퇴근 시간이면 국도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모했다. 승용차, 트럭, 버스가 뒤엉켜서 거북이 걸음을 했다. 교통사고라도 발생하면 그야말로 옴짝달싹 못하고 하염없이 기다리기 일쑤였다.
◇목포~광양,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정부는 여수엑스포를 앞두고 이처럼 열악한 여수의 교통 접근성 개선에 모두 10조원을 투입했다.
오는 26일 개통되는 목포~광양 간 고속도로(107㎞)와 지난해 4월 뚫린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118㎞)는 자동자전용도로와 연결된다. 여수엑스포 조직위 김영현 교통운영부장은 "광주와 목포, 수도권, 영남지역 관광객은 도심을 관통할 필요 없이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를 거쳐 곧바로 여수엑스포 행사장에 도착하면 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기준 서울→여수는 5시간 30분에서 3시간 55분으로 줄어들었다. 목포~광양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목포→여수는 2시간 30분에서 1시간 30분으로 1시간이 단축된다. 영남권 관광객들은 광양과 여수를 잇는 여수산단도로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부산→여수는 2시간 10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가장 편리한 '전라선 KTX'
여수를 찾는 교통수단은 승용차, 기차, 고속버스, 비행기, 여객선 등 다양하다. 지난해 10월 개통된 고속열차(KTX)가 가장 편리하다.
여수엑스포역에서 박람회장 입구까지는 도보로 5분 거리다. 현재 용산→여수 KTX 최단 운행시간은 3시간 32분. 전라선 고속화 사업이 내달 초 마무리되면 전라선(익산~여수) 구간 시속은 150㎞에서 시속 230㎞까지 치솟는다. 박람회 개막 직전 서울→여수 KTX 운행시간은 최단 3시간 2분으로 단축된다.
항공편도 빠르다. 서울 김포는 55분, 제주는 45분이 각가 소요된다. 여수공항에서 박람회장까지는 15분가량이 걸린다. 여객선을 통해 박람회장 여객선터미널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와 별도로 여수시는 폭주하는 교통량에 대비해 버스터미널~박람회 구간(2.8㎞)을 넓히고, 여수 관문인 석창교차로를 지하로 입체화하는 등 도심 교통망도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