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한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이하 '9월 모평') 결과를 분석하면 'EBS 시대'란 표현이 절로 나온다. 특히 외국어 영역의 경우 듣기 문항 17개 중 16개, 독해 문항 33개 중 19개 제시문(혹은 대본)이 EBS 교재에서 출제됐다. 독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지난해와 올해 EBS 교재와 연계 출제된 교재를 점검한 결과는 [표1]과 같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수능 완성'의 경우, 9월 모평에 6개 문항이 출제됐는데도 실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선 가장 많이 출제됐다. 그런데 올해 9월 모평에선 3개 문항밖에 나오지 않았으므로 올 수능에선 지난해보다 더 많은 제시문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고난이도 제시문은 여전히 '330제'에서 출제될 확률이 높다.

올해 9월 모평 독해 부분에서 수험생이 가장 많이 틀린 문제는 [표2]와 같다.

이를 토대로 올해 수능 외국어 영역 준비 전략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어려운 문제는 반드시 EBS 교재 제시문에서 나올 것이다〈[표3] 참조〉.

9월 모평에서 비(非)EBS 지문이 출제된 건 지난해가 유일했다. (그 결과, 만점자 비율이 1% 가이드라인에서 한참 모자랐다.) 올해 9월 모평 역시 6월 모평과 비슷한 점수대가 유지될 전망이다. 따라서 만점자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려면 EBS 지문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출제된다고 보는 게 맞다. 일명 '듄아일체'(EBS와 내가 하나 되는 전략, EBS를 한글 자판으로 입력하면 '듄'이 된다는 점에 착안한 명명 방식)가 필요한 것이다.

둘째, 최종 당락을 결정 짓는 건 '빈칸 완성형' 문항이 될 것이다. 빈칸 완성형 문항은 오답률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비EBS 지문 출제 빈도도 높았다(지난해는 3개). 따라서 빈칸 완성형 문항을 정복하려면 어법·구문·어휘를 철저히 점검하고 기본 독해력과 문제 유형 정복 요령 등을 여러 차례 점검해야 한다.

셋째, 수능 외국어 영역 만점 획득을 노린다면 어법 문항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이번 9월 모평에서도 확인됐듯 어법의 핵심은 '의미 덩어리'의 연결과 단절에 있다. 따라서 구와 절의 구성, 연결어의 원리 등을 완전히 정복할 필요가 있다.

EBS 교재를 학습할 때도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우선 올해 치러진 두 차례의 모의평가에선 최근 2년간의 EBS 교재 출제 유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를테면 9월 모평 외국어영역 24번 문항(빈칸 완성형)은 EBS 교재에서도 동일 유형으로 출제된 문제였다. 6월 모평에선 장문 독해 제시문이 역시 동일한 유형으로 출제되기도 했다. 따라서 유형 변화 없이 출제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무조건적 암기도 경계해야 한다. 반드시 정확한 해석을 기반으로 내용 전체를 숙지해야 한다. 그런 다음, 주제와 요지를 정리하고 빈칸 완성형 문항 출제에 대비해 주요 부분에 네모 표시를 한다. 어휘형 문항으로 출제 가능한 부분엔 동그라미를 쳐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