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브루크 대학 연구팀이 발견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브래지어

답답한 브래지어가 마치 ‘중세시대 고문 도구’처럼 느껴진다는 여성들이 있다. 그런데 최소한 브래지어가 ‘중세시대’ 물건인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고 미국 잡지 애틀랜틱(the Atlatic)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고학자 제릿 로벨은 지난 7월 미국 고고학 연구소의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서 세계 최고(最古)의 브래지어 발견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고고학자들이 오스트리아 렝버그 성(Lengberg Castle)의 거대한 유적에서 발굴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그들은 나뭇가지, 밀짚, 가공된 목재, 가죽, 신발, 뜨개실, 밧줄 같은 물건들이 바싹 마른 채로 들어있는 방을 찾아냈다. 그 방에서는 2700개 이상의 직물 조각들이 발견됐다.

린넨(linen)으로 만든 셔츠가 17벌, 남자 속옷 한 벌, 그리고 레이스가 달린 린넨 ‘브래지어’ 4개였다.

인스부르크 대학의 베아트릭스 너츠는 이 브래지어의 천에 대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한 결과 1390년~1485년 사이에 만들어졌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전까지는 브래지어가 1800년대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최초로 브래지어가 나타난 시점이 500년 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중세시대 문헌자료 상당수가 ‘가슴주머니(breastbags)’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렌버그 성의 발견 이전에는 '가슴주머니'가 어떻게 생겼을지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너츠에 따르면 근현대 문헌자료들에서 여성들이 브래지어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고, 남자 재단사에게 절대 제작을 맡기지 않았다는 글이 발견된다. 이는 여성 재단사에 대한 고고학적, 그리고 의류역사학적인 중요한 발견이다.

애틀랜틱은 “‘가슴주머니’란 이름은 썩 좋은 마케팅 방법은 아닌 듯하다”면서 “최소한 14세기 이래 브래지어가 크게 발전한 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생김새에 있어서는 ‘가슴주머니’와 ‘브래지어’에는 큰 차이가 없다.

브래지어, 혹은 ‘브라’라는 단어는 20세기 초나 돼서야 쓰였다. 어린이들이 입는 어깨 끈이 달린 속옷의 한 종류를 부르는 단어에서 유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