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1일 오후 kIA 타이거즈의 유망주 이두환 사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처음에 이두환이 병상에 있다는 소식은 지난 1월 말에 나왔는데 왼쪽 대퇴골두 종양 수술을 받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올해 24살인 이두환은 장충고를 졸업한 뒤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0시즌에는 퓨처스리그(2군)의 홈런왕 자리에 오르며 차세대 거포로 주목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3월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자신의 타구에 맞아 왼 정강이 봉와직염에 걸려 수술까지 받은 후 활동을 재개했지만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수술 후 재활군에 머물렀습니다.

지난 해 11월 처음으로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의 1순위 지명으로 이적했으나 대퇴골두육종 판정을 받아 올 1월 서울원자력병원에서 왼쪽 대퇴골두 종양 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이때만해도 캐넌포 김재현처럼 엉덩이 고관절 무혈성 괴사증을 이겨내고 재기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두환은 수술 경과가 좋지 않아 병세 악화로 왼쪽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고 암세포가 폐까지 전이돼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떻게해서 이두환이 뼈암으로 알려진 골두육종에 골수암-폐암까지 번졌는 지는 의사들도 정확한 이유를 진단하지 못했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봉와직염이 원인인 듯 싶습니다.
봉와직염이란 피부에 세균이 침범하여 생기는 염증 반응으로 고령자, 면역력이 약한 환자, 말초혈관질환자 등에서 발생률이 높습니다.

세균이 침범한 부위가 부어오르면서 붉어져 염증이 생기고 열이 나며 오한과 함께 통증이 심합니다. 합병증으로 피부 괴사, 패혈증, 화농 관절염, 골수염 등이 올 수 있습니다.
무좀, 발가락 사이 짓무름에 균이 침입 경로를 제공하고 곤충에 물렸을 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찰과상, 찢긴 상처 등 외상이 생겼을 때 제대로 소독을 않으면 걸릴 수 있습니다. 
군화를 신고 생활하는 군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염증인데 땀을 흘리며 흙먼지를 뒤집어쓰는 야구선수들도 걸리기가 쉽습니다.
경기 중 타구나 다른 선수와 충돌하여 정강이나 다리를 다치면 대개는 냉온 스프레이-세칭 칙칙이를 뿌리는 경우가 많은데 현장에서 제대로 소독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올 전반기에서 홈런 19개를 몰아쳐 홈런 선두를 달리던 강정호(넥센)가 역시 자신의 타구에 정강이를 맞고 봉와직염에 걸려 열흘간 빠지고 제대로 회복하는데는 두달이 걸렸습니다.
롯데의 강타자 손아섭도 올 초 해외 전지훈련 중 봉와직염이 발생해 도중 귀국하고 두달간을 고생했습니다. 프로야구선수들은 한순간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는 일이 많습니다.

격한 감정으로 울분을 터뜨리다가 다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승엽은 일본 요미우리 시절 안타를 날리고도 심판이 상대팀 좌익수의 포구 아웃으로 판정이 나자 홧김에 덕아웃 앞에 가로놓인 광고판을 발길로 세번을 차다가 무릎을 다쳐 한달 이상 고생했습니다.

봉중근(LG)은 지난 6월 잠실 롯데전에서 마무리투수로 등판했다가 역전타를 맞자 분풀이로 덕아웃에 들어와 소화전을 주먹으로 치다가 손등 골절상을 입고 20일간 결장해 팀 순위 다툼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잘못을 범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주 작은 잘못으로 황당한 부상을 당해 결과적으로 장기간 결장하고 엄청난 손해를 보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홈런타자 새미 소사와 개리 매튜스는 재채기를 하다가, 참다가 등에 담이 와 장기간 빠졌고 마이너리거 태그 보지드는 끝내기 만루홈런을 치고 힘차게 뛰어오르며 홈플레이트에 착지하다가 슬개골 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알폰소 소리아노는 플라이볼을 잡은 후 습관적으로 깡충 뛰다가, 밀튼 브래들리는 1루심에 항의하면서 방방 뛰다가 역시 무릎을 다쳤습니다.

투수 제이크 피비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자 동료들과 얼싸안다 갈비뼈가 골절됐습니다. 스트레칭을 많이 하는 야구선수들이지만 오클랜드의 투수 리치 하든은 알람 시계를 끄려고 팔을 뻗었다가 어깨 삐끗해 장기간 고생했습니다.

피츠버그의 유격수 잭 윌슨은 장난감을 집어 아들에게 주다가 무릎을 삐었고 밀워키의  1루수 웨스 헴스는 비로 경기가 지연되자 컨디션 점검차 밖에 나갔다가 빗물에 미끄러져 넘어지며 무릎을 다쳐 무릎 수술을 받았습니다.

양키스의 투수 샘 마소닉은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기에 부두에 놀러갔다가 미끄러져 6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할아버지-아버지에 이어 형제가 빅리거로 활동한 신시내티의 강타자 애런 분은 스토브리그에 농구를 하다 무릎을 다쳐 팀에서 쫓겨나고 연봉마저 받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이만수 SK 감독이 지난 6월 29일 인천 문학경기가 비로 연기됐을 때 투수 김광현이 나와 우천 세레머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수단을 질책한 적 있습니다.
비로 경기가 취소돼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팬들에게 보여주는 깜짝 이벤트로 자리잡은 우천 세레머리이지만 특히 투수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 어깨를 다치기 쉽다는 게 메이저리그 지도자 경험이 있는 이 감독의 지론입니다.
    
작은 부상도 야구선수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