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주(州)에서 경찰관을 가리키는 ‘policeman’이라는 단어, 우유 짜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dairyman), 신입생을 의미하는 단어(freshman), ‘서법(書法)’을 뜻하는 단어(penmanship) 등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남자를 나타내는 ‘-man’이라는 어미(語尾) 때문이다.

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워싱턴주는 2006년 법 조항의 모든 단어를 성(性) 중립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워싱턴주는 앞으로 경찰관을 ‘police officer’, 신입생을 ‘first-year student’ 등으로 성 중립화(化)시켜 표기한다.

2006년, 잔 드라고(Jan Drago) 전(前) 시애틀 시의원과 함께 성 중립 단어로의 교체를 제안한 샐리 클라크(Sally Clark) 시애틀 시의원은 “단어를 바꾸는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it’s not a big thing)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언어는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 중립적인 언어에 대한 법안은 2007년 주의회를 통과했고, 주정부는 즉시 1853년부터 1982년까지의 주법(州法) 조항 단어를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워싱턴주는 1983년 이후 만들어진 직책은 성 중립적으로 명기해왔다.

워싱턴주가 ‘단어 교체 작업’을 시작하자 플로리다·미네소타주 등도 동참했고, 현재는 미국 주의 절반 이상이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크리스핀 설로(Crispin Thurlow) 워싱턴주 보셀대 언어학과 교수는 “단어를 바꾸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라며 “작은 순간들(tiny moments)이 모이면 커다란 변화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