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서정 기자] 영화 ‘분노의 윤리학’(감독 박명랑)이 배우 이제훈, 조진웅, 김태훈, 곽도원, 문소리가 반한 작품으로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21일 개봉한 ‘분노의 윤리학’은 27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1만 757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18만 1438명으로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극장가는 ‘7번방의 선물’이 올해 첫 천만 영화로 등극하고 ‘베를린’, ‘신세계’가 점령하며 한국 영화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관객쏠림 현상으로 쓰러져간 영화 ‘분노의 윤리학’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OSEN에 “1인당 한 달 기준 평균 영화관에서 영화 관람횟수가 1회 정도다. 이에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그때 가장 화제가 되는 영화를 선택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한 영화에 쏠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특히 2월 말부터 비수기가 시작돼 관객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요즘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라 진지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보다는 재미를 주는 영화를 찾다보니 ‘분노의 윤리학’과 같이 생각하게 하는 영화가 관객들의 선택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노의 윤리학’은 캐스팅 난항으로 7년이나 충무로를 방황했지만 드디어 세상의 빛을 봤다. 이제훈, 조진웅, 김태훈, 곽도원, 문소리 등 국내 연기파 배우들이 개런티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영화계에서는 최초로 스태프들이 먼저 나서 제작을 이끈 게 최초일 정도로 그간 충무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얘기와 구성을 갖춘 영화이기 때문.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 영화의 독특하고 신선함에 반했다. ‘분노의 윤리학’은 미모의 여대생 살인사건에 나쁜 놈, 잔인한 놈, 찌질한 놈, 비겁한 놈 그리고 제일 나쁜 여자가 얽히면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들의 본색과 이야기를 그린 영화. 살인 사건을 통해 인간의 이중적인 잣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어쩌다 보니 도청은 했지만 남에겐 피해를 안 준다고 우기는 나쁜 놈, 분노야 말로 존재의 이유라고 말하는 잔인한 놈, 그녀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토킹 하는 찌질한 놈, 불륜을 저지르고 살인혐의를 뒤집어썼지만 아내만은 모르게 하고 싶은 비겁한 놈,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죽은 사람이나 죽어갈 사람보다는 자신의 자존심이 더 중요한 나쁜 여자. 이들 캐릭터들의 평범한 얼굴 밑의 분노가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부조리한 파국을 희극적으로 그려낸다.

다섯 명의 배우들은 국내 연기파 배우들답게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맛깔나게 소화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관객들이 본인의 본질적인 모습에 대해 먼저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재기 발랄한 스토리로 웃음을 선사하는 ‘분노의 윤리학’이 한국 영화의 진화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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