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중국의 오랜 친구이자 좋은 친구다."
취임 후 첫 공식 해외 순방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두 번째 목적지인 아프리카에서 각별한 친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무궁무진한 아프리카 부존 자원에 대한 중국의 야심이 엿보인다고 평가한다. 아프리카 내부에서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신식민주의'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시진핑, 아프리카 3국 들러 개발·투자 선물 보따리

시진핑 주석은 사흘간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25일(현지시각) 탄자니아에 도착했다. 옛 수도 다르에스살람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곧바로 자카야 키크웨테 대통령을 만나 양국 간 포괄적 협력 관계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국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양국은 서로 신뢰와 도움, 지원을 통해 공동 개발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탄자니아의 사회·경제 발전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탄자니아 투자를 장려하겠다"고 했다.

시진핑 주석은 26~2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더반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국) 정상회담에 참석한 후 마지막으로 29일 콩고민주공화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총 8일에 걸친 아프리카 순방길에서 중국이 내놓을 카드는 각종 인프라 건설 협약이다. AFP는 25일 “중국은 탄자니아에 새로운 항구를 짓는 계약과 산업 지구를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인프라 시설을 개발하기 위해 탄자니아 정부에 차관을 제공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방문지인 콩고에서도 시진핑 주석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개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AFP는 “콩고 수도인 브라자빌과 상업도시 포앙누아를 잇는 500킬로미터 길이 도로를 개발하고, 120메가와트에 달하는 수력발전 댐을 건설하는 내용에 합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中, 검은 대륙의 막대한 부존자원과 성장 가도 오른 소비 시장에 군침

시진핑 주석이 취임 직후부터 아프리카 대륙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지역의 막대한 매장 자원과 빠른 경제 성장세를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프리카 대륙은 석탄과 원유, 다이아몬드 등 매장 자원이 막대하다. 보츠와나의 경우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국이자, 2000억 매트릭 톤에 달하는 석탄을 보유하고 있다. 콩고와 나이지리아 역시 원유 생산국이다. 경제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꼽은 2011년에서 2015년 사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나라 10곳 중 7곳은 사하라 이남 지역 아프리카 대륙에 있다. 아프리카 개발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5% 성장률을 보였던 이 지역 경제는 올해 4.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아프리카를 상대로 자원을 수입하고 제조업 물품은 수출하는 무역 관계를 구축해왔다. 스탠다드 은행의 2012년 통계를 보면 중국이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한 물품의 50% 이상은 석탄과 원유였다. 철광석과 구리는 14% 이상을 차지했다. 반대로 중국의 주요 아프리카 수출 품목은 전자제품과 기계, 자동차와 의류 등 제조업 물품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양국의 무역 규모는 1800억달러에 달했다.

미 온라인 매체 글로벌 포스트는 25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필요한 자원 대부분을 아프리카로부터 충당하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과 자원이 풍부한 대륙(아프리카) 간 무역 관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블룸버그도 같은 날 “시진핑이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목적은 이 지역 광산과 인프라 개발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탄자니아와 맺은 철도 개발 협약에 따라 중국은 콩고에 있는 중국계 광산으로 물자를 쉽게 운반할 수 있게 됐다.

◆ 中-아프리카 관계 또다른 식민주의?…아프리카 내부 경계심 커져

중국에 대한 아프리카 현지의 시선은 최근 들어 두 갈래로 나뉜다. 한편에서는 중국의 투자와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를 반기면서도, 다른 한편 내부적으로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자라나고 있다. 양국의 협력 관계에 따른 이득이 중국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의 라미도 사누시 중앙은행장은 이달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낸 기고문에서 “영국이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자원을 가져갔듯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도 또 다른 식민주의”라며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 영국, 브라질 등과 같이 아프리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만을 위해서 우리와 관계 맺으려 한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고 비판했었다.

보츠와나의 이안 카마 대통령도 최근 남아공 언론 비즈니스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불화를 소개했다. 그는 중국 국영 전기 기업과의 마찰로 정전 피해를 입었다며 “앞으로 우린 중국 기업이 건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제의해온다면 매우 신중하게 살필 것”이라고 말했었다.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벌이는 중국 기업들은 현지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자칭린(賈慶林) 주석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국 기업은 2000개에 달한다. 최근 이들 기업중 대다수는 잠비아와 니제르, 수단, 이집트,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아프리카 각지에서 노동 관련 분쟁과 납치 사건, 고용인 사망 사건 등에 휘말려 있다.

워싱턴에 있는 리서치 기관인 아프리카 파운데이션 대표 조지 아이티 가나 지역 전문가는 블룸버그에 “아프리카보다는 중국에 혜택이 가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