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중학교 교사 간담회에서 한 교사의 명함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선생님들, 명함 있어요?"

지난 29일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20~30대 중학교 교사 10명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교사들에게 물었다. 대부분 교사가 생소한 표정을 지었다. 문 교육감은 "오랫동안 '왜 선생님들은 명함을 안 만들까' 하고 생각해왔다. 우리 선생님들이 얼마나 위축되어 사는가를 보여주는 징표가 될 수 있다"고 말을 꺼냈다. 직장인 대부분이 명함을 만드는데 교직 사회는 교장·교감을 빼곤 명함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이상하다는 것이다.

문 교육감은 1일 본지 인터뷰에서 "교사들의 프라이드(pride·자긍심) 찾기의 상징적인 방편으로 '명함 만들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교육감은 "대한민국에서 교육 욕 안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학교가 잘못한다고 욕만 하니 교사들이 계속 자신감을 잃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교사들이 프라이드를 찾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들이 명함으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드러내고 긍지와 품위를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교육감은 교사 명함에 담당 과목뿐 아니라, 세부 전공, 맡은 업무를 써넣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아이와 학부모들에게 '나는 이 분야 전문가'라는 점을 자신 있게 드러내자"는 것이다. 예컨대 명함에 '수학 교사(통계 전공, 생활지도)'하는 식으로 써넣자는 것이다.

문 교육감은 "앞으로 교사들을 위한 '힐링 콘서트'를 열고, 미술 교사들 작품을 알리는 '전시회'도 열 계획"이라며 "교사가 자신감을 가질 때 우리 아이들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