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판문점의 북한 군인들.

북한 당국이 최근 북중(北中) 국경 경비대 군인들에게 “탈북자와 탈북 방조(幇助)자를 체포하면 포상으로 ‘화선입당(火線入黨·특출한 공로를 세운 자를 심사 없이 즉각 노동당에 입당시키는 것)’을 시켜준다”면서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데일리NK가 23일 보도했다. 뇌물을 받고 탈북을 눈감아주던 군인들이 오히려 색출에 혈안이 되자 국경을 넘는 일이 더 힘들어졌다고 한다.

양강도 혜산시에 거주하는 한 소식통은 20일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국경 경비대 군인들과 협력해 탈북을 알선해온 사람(브로커)들이 줄줄이 보위부에 연행되거나 보안서에서 취급(조사)을 받고 있다”면서 “뇌물을 받고 탈북을 도와주던 경비대 군인들이 최근에는 거꾸로 탈북자 체포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위(당국)에서 탈북자를 신고하거나 체포하는 경비대원에 한해 화선입당을 시켜준다고 했기 때문”이라며 “실적을 올리기 위해 오히려 탈북을 돕는 척하면서 함정을 파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밀수나 탈북 목적으로 국경을 넘는 일이 과거보다 훨씬 힘들어졌다”면서 “웬만한 돈을 고이지(먹이지) 않고서는 경비대 군인들의 방조를 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국 화룡시 숭선진에서 촬영한 함경북도 무산군 인광리 마을의 북한군 경비초소.

함경북도 회령시의 소식통도 “경비대 군인에게 ‘탈북자를 잡으면 입당을 보장한다’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면서 “탈북자나 알선자를 체포하면 이전에 뇌물을 받은 것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최고지도자가 (김정은으로) 바뀐 이후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 경비 강화를 수차례 지시했는데도 탈북자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화선입당까지 남발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국경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을 오가며 밀수를 하는 주민들도 경비대 상황을 지켜보며 몸을 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6·25전쟁 중에 전장에서 공로를 세운 군인을 현장에서 바로 노동당에 입당시켜줬었다. 전후에도 당국은 위급한 상황에서 김정은 일가와 관련한 사적물이나 초상화를 지켜낼 경우, 화선입당 대상자로 우선 심사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