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위·집회에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중앙일보가 14일 보도했다.

3~4년 전부터는 알바천국과 알바몬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 공개 모집하는 추세로 ‘대리 시위’, ‘집회 알바’ 등 키워드를 치면 ‘목소리 큰 남녀 모집’, ‘박수·구호 잘 따라해야 함’ 등의 조건이 붙은 모집 글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동물학대는 명백한 범죄입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한 경기도 소재 대학 4학년 김모(28)씨는 돈을 받고 시위를 대행하는 ‘알바생’이었다.

김씨는 지난달 다음 아고라에 “시급 5만원에 1인 시위를 대신 해주겠다”며 “생활비가 궁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정치적 성향의 시위는 리스크가 뒤따르니 수당을 더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목소리는 내고 싶지만 앞에 나서길 꺼리는 개인을 대신하고 돈도 벌 겸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시위 알바 모집 주체는 중소기업부터 개인까지 다양하며, 대부분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모집한다고 한다.

기계설비 도소매업체 A사는 올 1월 도급사가 파산하면서 3억원의 거래 대금을 못 받게 되자 관련 기업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기 위해서 올해 3월 시위 아르바이트생 3명을 시급 1만원에 고용했다. 회사 대표 정모(43)씨는 “직원 6명의 작은 회사라 한두 명만 시위로 빠져도 업무에 차질이 생겨 사람을 고용했다”고 해명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올 초 사업이 좌초돼 관계 당국을 상대로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서울의 한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끼리 ‘알바비’를 지급한다. 생업을 이유로 불참하는 조합원에겐 10만원을 걷어 시위를 대신 하는 조합원에게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