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보험 가입 혹은 신용카드 개설 권유 전화를 받아봤을 것이다. 이런 전화를 걸어 오는 이가 바로 텔레마케터다. 텔레마케터는 전화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 관리·유치 △불만사항 접수 △판촉 활동 △제품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활동 분야는 홈쇼핑업체·카드사·보험사·은행·통신사·항공사·호텔·리서치업체 등 다양하다. 근무지는 대개 해당 업체의 콜센터·상담실·고객상담센터 등이며 일부는 텔레마케팅 전문 대행사에 소속되기도 한다.
텔레마케터의 업무는 크게 '인바운드(in-bound)'와 '아웃바운드(out-bound)'로 구분된다. 전자는 고객의 각종 문의나 주문에 응대하는 일을, 후자는 상품 정보 제공이나 가입 권유를 목적으로 고객에게 직접 전화 거는 일을 각각 일컫는다.
홈쇼핑업체 소속 텔레마케터는 TV·잡지에서 홍보된 제품 관련 주문을 전화로 받는다. 일명 '인바운드 통신판매'다. 이 경우, 고객 관리와 (구매의사에 따른) 선별 작업이 중요하다. 반면, 신용카드사·보험사 소속 텔레마케터는 회원 가입 촉진, 미납 고객 관리 등 아웃바운드 업무 비중이 더 크다. 이 밖에 △각종 고객 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 △고객 불만 접수 △제품 상담 △시장(여론) 조사 등도 넓게 보면 텔레마케터 업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일부 텔레마케터는 정보보호 등에 의거해 영업 활동에 규제를 받는다. 사기성 업체의 급증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텔레마케터는 연령·전공에 특별한 제약이 없다. 다만 세무·법률 상담 등 전문 분야 텔레마케터의 경우엔 학력 제한(전문대졸 이상 등)이 있거나 동일 업종 경력자가 선호된다. 관련 협회나 사설학원을 통해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고 취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특정 업체에 채용돼 서비스 내용이나 상품 정보 등에 관한 교육을 자체적으로 받은 후 활동한다.
전화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므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서비스 정신을 겸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확한 발음과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차분한 성격, 고객 요구에 귀 기울이는 적극적 자세, 고객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인내력도 필요하다. 상품 구매를 권유하기 위한 협상력·설득력, 제조·영업·마케팅에 대한 이해 능력, 고객을 꼼꼼하게 관리하는 모니터링 능력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실적 스트레스가 상당한 일이지만 성과에 따라 높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보험사 텔레마케터의 경우, 사회 초년생보다는 인생 경험이 풍부한 연령대(이를테면 주부)가 업무에 유리하다.
기업 고객상담센터는 한때 단순 서비스 기능만 수행했지만 오늘날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주는) 마케팅 부서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통신 매체가 발달하며 인터넷쇼핑몰·홈쇼핑 등 전자상거래가 증가한 것도 텔레마케팅 업무의 비중 증대에 한몫하고 있다. 최근엔 금융·통신 외에 유통·서비스·공공 분야에서도 텔레마케터의 활약이 느는 추세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서 아웃바운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점, 대기업의 관련 분야 사업 진출로 기존 업체가 텔레마케팅 사업 영역을 축소하는 점 등은 악재로 꼽힌다. 따라서 추후 텔레마케터로 입지를 구축하려면 금융·의료 등 전문 분야를 개척, 관련 지식과 외국어 능력을 겸비하는 등 전문성을 갖추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