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6일 콘퍼런스 콜에서, "배터리를 어떤 협력업체에도 손 벌리지 않고 내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Soup-to-nut)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 모든 공장의 리튬 배터리 생산량에 맞먹는 규모의 공장을 세우겠다"

파나소닉와 LG화학 등 외부 업체에 배터리 공급을 의존해오던 미국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독자 생산' 방침을 선언했다.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6일 콘퍼런스 콜에서, "배터리를 어떤 협력업체에도 손 벌리지 않고 내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Soup-to-nut) 만들겠다"며 "이는 연간 50만대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테슬라가 '세계 최대'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나선 것은 테슬라 자동차 특유의 생산 방식 때문이다. 테슬라는 자동차 에너지원(源)으로 세계 자동차 회사들 중 유일하게 원통형 전지 여러 개를 연결하는 방식을 쓴다. 손가락 크기의 원통형 전지는 주로 노트북이나 카메라 등에 쓰이지만, 테슬라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테슬라가 직접 설계해 일본의 파나소닉에 주문 제작한다.

문제는 테슬라 방식의 경우 자동차 한 대당 어마어마한 양의 전지가 필요하다는 점. 테슬라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양은 노트북 1000대에 들어가는 분량에 맞먹는다.

불과 일주일 전, 테슬라는 파나소닉에서 2017년까지 연간 배터리 셀 20억개를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트북 2억50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자동차 생산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지금의 공급 구조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테슬라는 파나소닉에서 2017년까지 연간 배터리 셀 20억개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급처를 추가로 늘리느니 이참에 아예 자체 대량 생산에 나서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도 테슬라 자동차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지금 당장 주문을 넣어도 내년 2월에나 자동차를 받을 수 있을 정도. 테슬라의 주력 모델인 고성능 스포츠 세단 '모델S'의 가격은 미국 기준으로 대당 7만달러(약 7400만원)에 이르지만, 공급량이 달려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테슬라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3분기(7월~9월) '모델S'의 판매량이 5500대를 기록, 당초 목표치였던 5000대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2분기(4월~6월) 판매량 5150대보다도 7% 늘어났다.

테슬라의 주력차종인 모델S

하지만 좋은 실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가는 12%나 곤두박질을 쳤다. 당초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테슬라의 인기를 감안할 때 5800대는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동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이유도 컸지만,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생산 능력에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머스크 CEO도 “지금 테슬라의 문제는 수요보다는 공급”이라고 털어놓으면서 “초대형급(Giga) 공장 건설을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칼 바우어 KBB 연구위원은 “현실적인 문제가 부상하면서 테슬라의 실적을 두고 후끈 달아올랐던 연초의 분위기가 점차 가라앉고 있다”며 “테슬라의 실적은 분명히 꾸준히 상승곡선을 있다는 점에는 의심에 여지는 없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