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단독보도 이후 하루만에 사라진 김정은 북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외조부 묘의 석판과 경계석이 고경택 일가의 친척중 한명에 의해 옮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 김항년 형사과장은 "고경택 일가의 후손중 한명이 29일 새벽 묘의 석판과 경계석을 파내 가져간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현재 석판과 경계석을 가져간 후손과 만남을 시도 중이며 사라진 석판 등은 이 후손의 집에 보관돼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언론 공개에 부담을 느낀 고경택의 후손 중 한 사람이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더 이상의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본지는 지난 28일 제주시 봉개동에서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의 아버지 고경택의 비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비석에는 '1913년 태어나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1999년 귀천하시어 봉아름(봉개동의 제주 사투리)에 영면하시다. 사정에 따라 허총(虛塚·헛묘·시신이 묻히지 않은 묘)을 만들다'라고 새겨져 있었다. 국정원은 그간 고영희의 아버지 고경택이 1913년 생으로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1999년 북한에서 사망했다고 밝혀왔다.
당초 김정은 위원장 외가의 가족묘지에는 고경택의 묘를 포함한 평장 묘 13기와 봉분이 있는 묘 1기 등 14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 보도가 나간지 하루만에 묘의 석판과 경계석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재 사라진 고경택의 묘를 제외한 김정은 위원장의 외증조부인 고영옥의 묘 등 나머지는 묘 13기는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고경택의 후손이 묘의 석판과 경계석을 가져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조만간 마무리할 방침이다.
입력 2014.01.29. 17:33업데이트 2014.01.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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