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당국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유일적 영도’를 수없이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간부들은 김정은을 ‘둘째 며느리’라고 부르며 제대로 된 명칭조차 쓰고 있지 않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25일 연락이 닿은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중간급 간부 사이에서 김정은은 ‘둘째 며느리’로 불린다”며 “흔히 ‘둘째 며느리의 명령’, ‘둘째 며느리의 지시’라는 식으로 김정은의 이름을 비유해서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둘째 며느리’라는 은어로 불리는 사연에 대해 “‘둘째 며느리를 맞아봐야 첫째 며느리의 정을 안다’는 속담에서부터 유래됐다”고 했다. 지난 2011년 급사(急死)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첫째 며느리’에 비유하며 김정은을 ‘둘째 며느리’로 부른다는 것이다.

양강도의 소식통도 RFA에 “사람들이 김정은과 김정일을 비교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 아니겠느냐. 한마디로 일반 주민 가정에서 첫째 며느리와 둘째 며느리를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일반 주민도 아닌 중간급이나 말단 간부가 김정은을 ‘둘째 며느리’로 부르는 데는 상당한 불만도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월급과 배급으로만 살 수 없기 때문에 중간급이나 말단 간부는 밀수꾼이나 마약사범과 같은 범죄자로부터 뇌물을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며 “김정은의 철저한 주민통제로 사회적 범죄가 크게 줄면서 중간급, 특히 사법 간부의 생활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도 “요즘 주민 사이에서 김정은의 업적을 조롱하는 온갖 우스갯소리들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며 ‘평양거울’이라는 유행어를 사례로 전했다.

지방 주민 사이에서 유행하는 ‘평양거울’은 사람들의 발바닥을 가리키는 말로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 내용은 구질구질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는 평양시 건설을 최대의 업적으로 내세우는 김정은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