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이 막장 전개 없이도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 주말드라마는 막장 드라마라는 공식을 깼는데도 성공한 이유는 흥미로운 장르, 배우들의 열연, 다양한 볼거리 등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호텔킹’은 기존 MBC 주말드라마와 확실히 다른 '복합장르' 카드를 들고 나왔다. 복합장르는 드라마의 여러 가지 장르를 섞은 형식으로 최근 하나의 드라마의 흐름이 됐다. ‘호텔킹’은 스릴러와 로맨틱코미디의 결합이라는 복합장르를 선택해 주말 오후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아회장 자살사건이라는 것을 토대로 인물들 간의 진범 찾기가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치열한 심리대결이 펼쳐지는가 하면, 8년 만에 다시 만난 '로맨틱 코미디 커플' 이동욱, 이다해와 이를 지켜보는 왕지혜, 임슬옹의 두근두근 사각관계는 ‘호텔킹’에 또 다른 분위기를 형성하며 그 묘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복합장르가 시청자들에게 묘한 균형의 줄타기로 즐거움을 준다면, ‘호텔킹’의 영상미는 그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국내 유일의 7성급 호텔이라는 공간을 영상미로 표현해 보겠다"는 김대진 PD의 말은 화면에서 고스란히 그 노력이 느껴졌다.
레드 에픽이라는 초고화질 카메라로 구현한 호텔 곳곳은 고급스러우면서 생동감 넘치는 '호텔 씨엘'을 잘 표현했고, 인물들을 다양한 앵글로 잡아 미세한 표정까지 잡아냈다.
특히 첫 회의 하이라이트인 호텔 오픈파티와 아회장 자살사건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이틀에 걸쳐 촬영을 진행했다. 이밖에 강원도와 MOU(업무협약)를 통해 강원도의 알펜시아 리조트, 월정사, 경포대 등 유명 관광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것도 화려한 볼거리의 정점을 찍었다.
‘호텔킹’은 무엇보다 '연기력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 배틀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이동욱은 냉철한 총지배인 차재완으로 변신했다. 이동욱 스스로 "대사가 많이 없어서 좋다"라고 말했지만, 그만큼 모든 걸 눈빛과 표정으로 연기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기존의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는 그의 연기는 일단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이에 반해 이다해는 천방지축 엉뚱발랄 아모네를 연기하며 이동욱과 완벽한 앙상블을 이워냈다. 특유의 아모네 말투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매 신마다 화려한 패션으로 '아모네 빙의'에 성공했다. 이밖에 등장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백발마녀' 김해숙, 온화한 표정 뒤에 발톱을 드러낸 이덕화. 우아한 말투의 전직아나운서지만 상처가 많은 왕지혜, 긍정적인 순수청년 임슬옹 등은 각자 맡은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극의 중심을 잡는 데 모자람이 없었다.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