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을 통해 흑인 노예를 해방시킨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공화당이었다. 공화당은 자유로운 노동자가 필요했던 북부 산업지대를 대변했다. 당시 민주당은 노동력을 노예에 의존한 남부가 지지 기반이었다. 그런데 지금 흑인은 왜 링컨의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에 표를 던질까?

노예해방 후 정착된 민주당의 '큰 정부' 노선, 공화당의 '작은 정부' 노선과 관계가 있다. 해방 노예들은 대부분 빈민층으로 흡수됐다. '큰 정부'는 빈곤에 대한 정부의 더 큰 역할을 강조한다. 민주당의 대표적 '큰 정부' 정책이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이었다. 미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연방법원 판사로 임용한 일까지 겹치면서 1936년 대선 때는 흑인의 71%가 재선에 나선 루스벨트에게 표를 던졌다. 이때부터 흑인은 민주당의 '집토끼'가 됐다.

새로운 지지자를 얻자 민주당도 흑인의 이익을 열심히 대변했다. 흑인에게 제도적 특권을 허용한 1961년 민주당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소수 인종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 흑백 분리 정책을 불법화한 1964년 민주당 린든 B 존슨 대통령의 '민권법(Civil Rights Act)'이 대표적이다. 존슨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의 94% 지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