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보상책도 없어 답답하다.
10구단 kt 위즈가 지난 9일 우선 지명 신인 2명을 발표했다. 동의대 우완 투수 홍성무와 청주고 우완 투수 주권을 우선 지명으로 최종 결정했다. kt의 결정에 힘 빠지는 팀이 있으니 바로 롯데와 한화다. 두 팀 모두 지역 출신 1차 지명 후보 선수의 kt행을 지켜봐야만 했다.
문제는 올해만 겪은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9구단 NC가 2011년과 2012년, 10구단 kt가 2013~2014년 우선 지명으로 2명씩 데려갔다. 8명의 선수를 보면 롯데와 한화의 지역 선수 출신들이 집중돼 있다. 2012년까지는 전면 드래프트라는 점에서 지역 출신과는 관계없지만 최근 2년 연속 1차 지명 후보들을 잃었다.
NC는 전면 드래프트 시기에 우선 지명을 했다. 2011년 노성호와 이민호, 2012년 윤형배와 이성민을 차례로 뽑았다. 전면 드래프트가 아니었다면 부산고 이민호는 롯데, 천안북일고 윤형배는 한화의 1차 지명이 유력했다. 만약 신생팀이 없었다면 한화는 전면 드래프트에서 윤형배 또는 조상우(넥센) 지명이 가능했다.
진짜 문제는 1차 지명이 부활한 지난해부터였다. kt는 지난해 개성고 좌완 심재민, 북일고 우완 유희운을 우선 지명으로 결정했다. 심재민과 유희운은 각각 롯데와 한화의 유력한 1차 지명 후보였다. 심재민은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지만 좌완 강속구 투수로 기대받고 있었고, 유희운도 우완 정통파로 잠재력이 크다.
그런데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일이 반복됐다. kt는 동의대 우완 홍성무와 청주고 우완 주권을 우선 지명했다. 두 선수는 롯데와 한화가 1차 지명감으로 눈여겨본 유망주였다. 하지만 kt의 우선 지명으로 대체자를 찾아야 하게 됐다. 2년 연속 반복된 신생팀 특혜에 애꿎은 롯데와 한화만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롯데는 20대 젊은 투수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고, 한화도 마운드 자체가 매우 취약하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물론 제도상으로 kt의 우선 지명은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신생팀 특혜에 따라 2년간 신인 우선 지명권을 정당히 행사했다. 가장 좋은 선수를 2명씩 뽑았는데 그게 하필 2년 연속 롯데와 한화 1차 지명 후보들이었다. 그러나 유망주들이 유출된 롯데와 한화에는 아무런 보상이 없다. 2년 연속 같은 지역 선수 지명 금지 조항도 없었고, 향후 2차 지명에서도 우선권을 받을 수 있는 보상책이 전혀 없다.
야구계 관계자는 "롯데와 한화는 속이 쓰릴 것이다. 당장 전력이 되지 않더라도 언젠가 가능성있는 유망주 자원들이 빠지면 팀의 미래가 흔들린다"며 "제도적으로 보상책을 고려해 볼만한데 이를 위해 기존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나"고 지적했다. KBO에서는 구단간 전력 평준화를 위해 논의를 가지려 했으나 결정권은 이사회에 있었다. 신생팀 우선 지명 특혜는 올해를 끝으로 마감된다. 롯데와 한화가 보상받을 방법은 없어졌다.
홍성무-주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