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아온 우리나라의 산아 제한 정책이 에티오피아에 전수된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10일 "올 7월부터 2년8개월 간 약 22억원의 예산을 들여 에티오피아에 인구를 관리하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모자(母子) 보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73년 '둘만 낳자'→1983년 '둘도 많다'→2000년대 '둘보단 셋이 행복'…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안전행정부가 국가기록원 홈페이지에 공개한 역대 인구정책 관련 기록물들. 왼쪽부터 1973년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1983년 ‘둘도 많다’, 2000년대 초반 ‘한 자녀보다는 둘, 둘보단 셋이 더 행복합니다’ 포스터.

이에 따라 인구협회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에티오피아의 산아 제한 사업을 관리하는 총괄 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또 에티오피아 정부가 인구·출산 보건 정책을 만들 때 전문가를 보내 자문할 예정이다. 출산 1000건당 74명이 사망하는 에티오피아의 영아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라디오 방송 등을 이용해 인구 제한과 모자 보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사업도 벌인다.

지난해 기준 에티오피아의 출산율은 여성 1명당 4.6명으로 한국의 1970년 출산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 출산율이 6명에 달하자 1961년 가족계획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1984년 당초 목표였던 출산율 2.1명까지 줄였다.

하지만 가족계획 사업이 지나치게 성공을 거둬 2000년대 초반부터는 저출산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가족계획협회는 2006년부터 출산 장려 정책을 진행하는 인구보건복지협회로 바뀌었다.

손숙미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한국의 성공적인 산아 제한 정책 경험을 국제적으로 공유하게 됐다"며 "물자나 인프라 구축 지원을 넘어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