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스마트워치가 어른용보다 먼저 뜰 수 있을까. 어른용 스마트워치의 인기가 부진하면서 일부 IT기업들은 ‘어린이용 스마트워치’에 기대를 걸고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금까지 어린이용 스마트워치를 선보인 회사는 LG전자(066570)와 브이텍, 필립테크놀로지 등이다. 이 회사들은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들의 오락을 책임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
벤저민 아널드 NPD그룹 애널리스트는 “스마트워치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어른은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어린이용 스마트워치는 어른용보다 가격이 저렴한데다가 공원, 쇼핑몰 등에서 아이가 실종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부모들에게 팔기 쉽다”고 말했다.
최근 홍콩의 장난감 전문회사 브이텍은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키디줌’을 미국에서 출시했다. 이 기기의 주요 목적은 오락이다. 무선인터넷과 전화는 되지 않고, 한정된 애플리케이션(앱)만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60달러(6만1000원).
울리엄 토 브이텍 북미지역대표는 “아이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으며, 사진과 동영상 촬영도 간단하다”며 “교육적이고 건전한 놀이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지난 9일 선보인 ‘키즈온’은 오락보다는 의사소통과 위치추적에 중점을 둔 기기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대상이며,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위치추적시스템)과 무선랜이 장착됐다. 아이가 키즈온을 손목에 차고, 부모가 스마트폰에 키즈온 앱을 설치하면 두 기기는 서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아이는 키즈온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부모에게 전화를 걸 수 있고, 부모는 실시간으로 자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은 15만4000원이다.
필립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필립워치’를 출시했다. 필립워치는 키즈온처럼 아이 위치 추적이 주목적이며, 애플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앱과 연동된다. 기기가격은 200달러며 한 달에 10달러씩 서비스비용을 내야 한다.
박종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은 “웨어러블 기기는 분실할 우려가 없으며 쉽게 장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어린이와 노인이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나단 피체이 필립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인구 중에 아이들만 (모바일기기 등과) 연결돼 있지 않다”며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과 연락이 끊길 걱정 없이 밖에 나가 친구들과 놀고 싶어하며, 어른들 역시 이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NPD는 나이가 어릴수록 스마트워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6~25세에서는 30%, 25~34세에서는 25%가 스마트워치를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아이들도 전자기기에 이미 익숙해진 상태다. 카이저가족재단은 8~18세 미국 어린이들이 하루에 7시간 이상 전자기기를 이용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어린이용 스마트워치가 전자기기 중독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토바 클라인 버나드컬리지 영아발달 센터 교장은 “(스마트워치는) 아이 몸에 달렸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부모는 아이의 스마트워치 사용을 규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