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시절까지 중국 최고 지도자는 비단·도자기·그림 등 전통문화를 자랑하는 선물을 싸들고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12일 타지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 회의에 참석하면서 '중국산 스마트폰'을 국가 예물로 전달했다고 재경망(財經網)이 18일 보도했다. 중국의 국가 예물 목록에 스마트폰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이 선물한 스마트폰은 중싱(中興·ZTE)통신이 지난 4월 출시한 '그랜드(Grand) S Ⅱ' 모델〈사진〉이다. 중국 온라인 매장에서 1799위안(약 30만원)에 팔린다. 삼성·애플 가격의 40% 수준이지만 5.5인치 초고화질(화소수·1920x 1080) 화면에 1300만화소 카메라 등을 장착했다.

중싱이 내놓은 첫 롱텀에볼루션(LTE·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으로 이 업체 제품군에서는 최고급이다.

매체는 "국가 예물이 되려면 최고의 안전·보안 등급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스마트폰 성능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중국산 스마트폰은 2010년까지 세계시장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에 비해 괜찮은 품질을 갖추면서 올해 1분기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5%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 샤오미(小米)는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판매 1위에 올랐다.

재경망은 "중국이 기술 진보를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지능형 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싱의 스마트폰은 '펑리위안 폰'으로도 유명하다. 펑 여사는 지난 3월 시 주석과 함께 유럽을 순방하면서 중싱의 '누비아 Z5 미니' 모델로 중국·독일의 친선 축구 경기를 사진 촬영했다. 중국 네티즌은 '국모 휴대전화(國母手機)'라는 이름을 붙였다. 펑 여사는 작년 6월 멕시코에서 애플의 '아이폰 5'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공개돼 "중국 퍼스트레이디가 미국 제품을 쓰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