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자선단체 인간의 대지(Terre des Hommes)는 온라인 아동 성학대 문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지난해 스위티(Sweetie, 사진)란 대화명의 사이버 아동을 만들어 실태 파악에 나섰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아동 음란물과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태 파악을 위해 만든 가상의 10세 소녀와의 음란 화상채팅을 벌인 호주 남성이 법원에서 2년형을 선고받았다.

데일리미러와 BBC 등 영국의 주요 매체는 21일(현지시각) 야후메신저와 스카이프 등 무료 인터넷 화상통화 프로그램을 통한 ‘아동 섹스관광(webcam child sex tourism)’이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음란 화상채팅은 주로 서구 국가의 성인 남성과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저개발∙저소득 국가의 어린 소녀들 사이에 이뤄지며, 현금을 전송하는 조건으로 성적인 대화와 신체 노출 등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동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네덜란드의 자선단체 인간의 대지(Terre des Hommes)는 이러한 상황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지난해 ‘스위티(Sweetie)’란 대화명의 사이버 아동을 만들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음란 화상채팅 실태 파악에 나섰다.

스위티는 올해 10세의 필리핀 여자아이로 설정됐으며, 3D(입체) 영상 기술로 구현된 스위티의 아바타 뒤에서 자선단체 회원들이 지난 10개월간 관심을 갖고 접근해 오는 남성들과 대화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2만명이 넘는 남성들이 말을 걸어왔으며, 그 중 1000명은 음란행위를 요구했다. 인간의 대지는 이들 1000명의 이름과 대화 내용을 국제 수사기관인 인터폴에 넘긴 상태다.

BBC는 이들 중 한명인 호주 국적의 스콧 로버트 한센이 (스위티에게) 음란 사진 전송과 아동 음란물 소지 등의 혐의으로 얼마 전 호주 브리즈번 지방법원에서 2년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한센은 이전에도 성범죄로 8개월간 복역한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센에게 2년형을 구형한 판사는 판결문에서 “(스위티가) 진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아홉 살짜리 소녀라고 믿고 그런 대화를 나눴다면 그것으로 법을 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티를 이용한 캠페인의 총책임자인 인간의 대지의 한스 구이트는, “한센이 8세로 설정된 스위티의 가상 여동생에게도 관심을 보이는 등 노골적인 화법으로 충격을 줬다”면서도 “한센이 최악의 경우는 아니었다”고 말해 아동 섹스관광으로 피해 아동들이 겪을 정신적 피해가 심각한 수준임을 짐작하게 했다.

BBC에 따르면 문제가 된 1000명의 국적은 71개국으로 다양했다. 국적별로는 영국이 11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인 포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터폴은 이와 관련해 이미 각국 수사기관과 정보를 공유했다고 데일리미러는 덧붙였다. 구이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사람들을 색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인터넷을 뒤지는 것밖에 없다”며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동을 등장시킨 음란물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각국 정부도 대책 마련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캐나다 경찰은 지난해까지 3년간 ‘아동 포르노와의 전쟁’을 벌여 아동학대 영상을 제작·유통한 348명을 전 세계 곳곳에서 체포했다. 검거된 이들의 직업은 교사, 의사, 종교지도자, 변호사 등으로 다양했고, 피해 아동의 양부모가 범행에 가담한 경우도 있었다. 이와 더불어 피해 아동에 대한 구조 작전도 함께 진행됐다.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아동 포르노와 전쟁’을 선포하고 미국 정부를 통해 구글·야후 등 주요 온라인 기업들과 검색 차단 기술 개발을 통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브라질도 올해 자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을 앞두고 상파울루, 알라고아스, 세아라 등 14개 주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아동포르노 단속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