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단체 IS(이슬람국가)의 인질 살해범 '지하드 존(본명 무함마드 엠와지)'이 2009년 탄자니아 공항에서 출국 조치된 이유는 "그가 공항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렸기 때문"이라고 탄자니아 경찰이 8일 밝혔다. "엠와지가 영국 거주 시절 보드카를 즐겨 마셨다"는 대학 동창의 증언도 나왔다. 이에 이슬람권에선 엠와지에 대해 '질 나쁜 무슬림(이슬람 신자)' '무슬림이 아니다'는 질타가 나오고 있다. 이슬람에서 술은 어떤 의미일까.
이슬람 경전 '코란'은 여러 구절을 통해 '취한 상태'를 경계하고 있다. 코란 4장 43절은 '신자들이여 너희가 취했다면 무엇을 말하는지 제대로 알 때까지는 예배하는 자의 곁에 가지 말라'고 쓰여 있다. 코란 5장은 음주를 도박과 함께 '성공을 방해하는 짓거리'라고 언급하며 피하라고 경고한다. 이에 무슬림 대부분은 수니파·시아파 등 종파에 상관없이 모두 술을 금기시하고 마시지 않는다. 보수적인 이슬람 수니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나 시아파 국가 이란은 주류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외국인이라도 자국 내에서 술을 마시면 형사처벌한다. 사우디는 콩을 숙성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미량의 알코올 성분조차도 포함된 상품이면 자국 내 수입을 제지한다.
하지만 코란에서 '취한 상태'를 주의하면서도 술 자체를 절대적으로 금지한다는 구절이 없어, 술을 관대히 여기는 무슬림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집트·요르단·바레인 등은 인구 과반수가 무슬림인 이슬람 국가이지만 공식적으로 주류 판매를 허가한다. 코란 2장 219절이 술의 해로움을 설명하는 맥락에서 '취하게 하는 것(술·마약 등)이 인간에게 좋은 점도 있지만'이라고 하는 대목을 인용해, '적당한 음주는 괜찮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입력 2015.03.10. 03:00업데이트 2015.03.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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