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과 런던은 오랫동안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세계 최고의 도시’ 자리를 둔 자존심 경쟁을 펼쳐왔다.
두 도시 모두 글로벌 금융 중심지라는 점에 더해, 각각 브로드웨이(뉴욕)와 웨스트엔드(런던)를 통해 세계 뮤지컬산업을 양분하고 있다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 센트럴파크(뉴욕)와 하이드파크(런던) 등으로 대표되는 풍부한 녹지공간도 흥미로운 비교거리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두 도시의 물가와 교통, 세계적인 맛집과 관광명소 분포, 대중교통, 날씨와 자연환경 등 다양한 지표를 비교해 두 라이벌 도시간의 우열을 가늠했다.
먼저 물가에서는 뉴욕이 앞섰다. 지난해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조사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 순위에서 런던은 15위, 뉴욕은 26위를 기록했다.
주택 매매 가격에서는 런던이 뉴욕보다 두 배 가까이 비쌌다. 10.7 ft² (약3.24평) 당 매매가격 기준으로 뉴욕은 평균 1만8499달러(약 2150만원)인 반면 런던은 3만4531달러나 됐다. 월 임대료 비교에서도 뉴욕이 런던보다 조금 더 저렴했다.
대중교통 부문 평가에서는 지하철 총 연장과 역의 수 등이 비교됐다. 뉴욕 지하철은 총 24개 노선, 468개 역에 총 연장은 659마일(약 1060km)이었고, 평균 운임은 2.75달러로 조사됐다. 반면 런던 지하철은 11개 라인에 270개의 역, 총 연장 249마일, 평균운임 7.3달러로 모든 면에서 뉴욕에 뒤졌다.
뉴욕은 세계적인 음식점과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의 수에서도 런던에 앞섰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수 비교에서 뉴욕은 126곳, 런던은 62곳으로 차이가 컸다. 24시 편의점 수도 뉴욕이 5738개로 859개의 런던을 압도했다.
반면 런던은 실업률과 박물관을 비롯한 관광명소 분포, 녹지 비율 등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 수치의 경우 뉴욕은 올해 3월, 런던은 2월로 기준 시점에서 시차가 있긴 하지만, 런던의 실업률(5.6%)이 뉴욕(6.6%)보다 낮았다. 박물관 수와 관광지로 등록된 곳 수에서는 런던이 각각 262개와 475개로 뉴욕(224, 439)보다 많았다. 녹지비율도 런던(47%)이 뉴욕(14%)보다 높았다.
흥미로운 것은 두 도시의 날씨 비교다. 런던은 ‘날씨가 좋지 않은 곳’이란 인식이 강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런던의 날씨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더운 달과 추운 달의 날씨를 비교해 보니 뉴욕이 런던보다 더울 때는 더 덥고 추울 때는 더 추운 것으로 조사됐다.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달의 강우량 비교에서도 런던은 10월 2.42인치(약 6.15cm)였지만, 뉴욕(5월)은 4.48인치나 됐다. 물론 연중 추적추적 비가 이어지는 ‘영국 날씨’의 독특한 매력(?)은 수치로 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 같은 자료들을 근거로 두 도시의 비교에서 조심스럽게 뉴욕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도시’ 순위에서는 런던이 뉴욕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당시 조사는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와 글로벌 기업 본사의 집중도, 항공교통의 편리성, 제조업의 수준, 금융서비스와 기술∙미디어 파워, 인종 다양성 등 총 8개 지표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했다.
그 결과 런던은 총 42점을 얻어 40점에 그친 뉴욕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런던은 항공 편리성에서 두바이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차적인 이유로 뉴욕에 비해 아시아와의 비즈니스가 용이한 점도 높게 평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