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용 경복대학교 총장

전문가들은 '제3의 혁명'으로 불리는 3D 프린팅이 앞으로 세계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3D 프린팅은 과거 2D 프린터와 달리 단순한 업무 보조를 뛰어넘어 독자적인 산업 이상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정부도 미래를 내다보고 세계 3D 프린팅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여러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학 교육도 3D 프린팅 산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현실이 간단치 않다.

3D 프린팅 산업은 세계적으로 미개척 분야인 만큼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청년 세대에게 '블루오션'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대학이 최첨단 장비와 고도의 기술 인력을 확보해 청년들이 3D 프린팅으로 미래를 열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3D 프린팅을 교양 필수로 정해 널리 보급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과거 컴퓨터 혁명 때처럼 국민 대다수가 3D 프린팅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수준으로 발돋움하도록 대학 교육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세계 3D 프린팅 산업을 주도하려면 이용자 보급과 인재 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3D 프린팅 교육을 제대로만 시행하면 제2의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와 같은 혁명적인 인물이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다. 물론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소요되므로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 대에 수천만원 이상 하는 고가의 장비는 대학 혼자의 힘만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대학이 3D 프린팅 교육을 주저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초기 비용이다.

우리의 막강한 IT 기반에 3D 프린팅 산업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더 나아가 3D 프린팅 교육이 취업이나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시스템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IT 강국이 된 것은 대학이 나서 컴퓨터 보급과 교육에 힘썼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되살려 3D 프린팅이 불러올 신기술 혁명에 대비해야 한다. 3D 프린팅 산업 활성화에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3D 프린터의 보급과 고부가가치 창출형 인재 양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 IT 강국이 된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기적이 아니며 교육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3D 프린팅 분야에서도 대한민국이 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학이 다시 한 번 합심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