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오래 피울수록 뇌 퇴행이 빨라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뇌의 퇴행성 변화는 치매의 원인이 되므로 치매에서 멀어지려면 하루라도 빨리 금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삼성서울병원 서상원(신경과), 신희영·강미라(건강의학본부) 교수팀은 연세대의대 김창수·조한나 교수팀과 공동으로 흡연과 대뇌피질 두께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최근 유럽신경과학회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8년 9월~2012년 12월 삼성서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남성 977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뒤 이를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해 대뇌피질 두께를 측정했다. 연구 참여자의 평균 나이는 64.9세(±7.1)로 치매 검사에서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고, 인지기능도 정상이었다. 이들을 비흡연자(70명), 금연자(539명), 흡연자(116명)로 나눠 대뇌피질 두께를 비교해보니, 흡연자의 대뇌피질 두께는 비흡연자보다 평균 0.035㎜ 더 얇았다. 대뇌피질의 정상 두께가 1.5∼4.5㎜임을 감안하면, 감소 폭이 상당히 큰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사람의 뇌는 약 860억개의 신경세포로 이뤄졌는데, 이 신경세포의 4분의 1이 대뇌피질에 분포한다. 그래서 대뇌피질은 방대한 감각 정보를 처리하고 고차원적 사고와 인지, 문제 해결 등을 담당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들은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이미 대뇌피질이 얇아져 있어서, 뇌 신경세포 파괴가 많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담배를 피운 적이 있더라도 금연한 경우, 비흡연자와의 대뇌피질 두께 차이가 0.010㎜로 줄었다. 연구팀은 흡연 기간이 길수록 뇌에서 신경학적 퇴행이 더 많이 진행돼 대뇌피질의 두께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상원 교수는 "나이, 교육 수준, 음주량,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을 감안해도 흡연은 뇌 신경세포를 파괴해 치매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일찍 금연할수록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