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 행사 대관취소 여파로 유치경쟁서 밀린 롯데호텔은?]
외교가에서는 이번 주말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참석 차 방한할 예정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어느 호텔에 묵을지가 관심사였다.
아베 총리의 숙박업소가 관심을 끈 것은 일본 정부가 대규모 행사를 치를 때마다 이용해온 롯데호텔(소공동)에 작년 7월부터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호텔은 일본 자위대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를 유치했다가 행사 하루 전날 대관을 취소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자위대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후 롯데호텔은 주한 일본 대사관 주최 행사를 한 건도 유치하지 못했다. 일본 정부가 '롯데호텔 이용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제 작년 12월 일본 '국경일 연회'는 그랜드하얏트호텔(한남동)에서, 지난 6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는 웨스틴조선호텔(소공동)에서 각각 열렸다.
이번 아베 총리 유치전(戰)에도 롯데와 웨스틴조선이 뛰어들었지만 결국 웨스틴조선이 승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26일 "롯데호텔이 명예 회복에 나섰지만 일본 정부의 섭섭함이 남아 있었다"며 "아베 총리는 결국 웨스틴조선에 묵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다만 아베 총리는 조선호텔에 머물지만 일본 기자들이 사용할 프레스센터는 롯데호텔에 차려질 것으로 안다"고 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역대 중국 정상들이 단골로 찾았던 신라호텔(장충동)에 머물 것이 확실시된다. 신라호텔은 2010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투숙 당시 대형 정전 사고를 낸 뒤에도 중국 지도부의 선택을 받아왔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지도부의 외국 방문 때 가장 우려하는 게 파룬궁(法輪功) 시위대"라며 "신라호텔은 언덕 위에 있어 시위대 차단 등 경호에 유리하다"고 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붉은 톤의 호텔 외벽이 빨간색을 좋아하는 중국인 취향에도 맞는다"고 했다.
한편 그랜드하얏트호텔은 미국 정상들의 고정 숙소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모두 이 호텔을 이용했다. 호텔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보안 확보 측면에서 산 위에 있는 하얏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