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이 거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사 검정 교과서들의 문제점을 분석한 두 권의 책이 출간됐다.

'한국사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비봉출판사)는 검인정 국사 교과서들의 편향성을 파헤쳐온 정경희 영산대 교수(역사학)가 1950년대 이후 사용됐던 국사 교과서들의 한국 근현대사 서술을 정리한 책이다. 근대사는 동학농민운동, 일제 침략과 국권 상실, '일제 강점기' 용어, 민족독립운동 등 4개, 현대사는 광복의 배경, 38선 획정과 국토 분단, 미군정, 신탁 통치, 5·10 총선거, 4·3사건, 이승만 정부 평가, 6·25전쟁, 남북한 체제 등 14개의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검토한 후 남북한의 대표적 국사 개설서와 비교했다. 저자는 "최근 국사 교과서로 올수록 역사 용어, 역사 해석 및 기술 방식에 있어 우리 개설서와는 멀어지고 북한 역사서와 비슷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3년 '한국 근현대사' 검정 교과서 이후 국사 교과서들이 사용하고 있는 '일제 강점기'란 용어는 광복 이후 시기를 가리키는 '미제 강점기'와 짝을 이뤄 북한이만든 것이며, 독립운동 서술에서 외교 운동과 미주 지역 독립운동을 경시하고 미군과 소련군 포고문을 대비시킨 것 등이 북한 역사서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책은 현재 사용되는 한국사 교과서의 현대사 서술 분석에 별도의 한 장을 할애했다. 보천보전투, 북한의 토지개혁, 천리마운동, 3대 세습과 독재 체제, 주체사상, 북한인권·핵 문제, 군사 도발 등 북한 부분과 대한민국 건국, 북한 정권 수립, 유엔의 대한민국 승인 등 대한민국 정통성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폄훼하는 5종의 교과서들이 북한에 불리한 사실은 누락시키거나 북한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친북과 반(反)대한민국 성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주장했다.

'역사 의병, 한국사를 말한다'(매일P&I)는 매일신문 논설실장을 지낸 전직 언론인 박진용씨가 2010년 이후 간행된 국정·검정 한국사 교과서 11종을 분석·평가한 책이다. 저자는 "역사학을 직업적 전문성으로 하는 관학(官學)이 스스로의 힘으로 역사를 정립하지 못하게 된 마당이니 역사 의병이 나서도 큰 흠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좌파나 우파가 아닌 대한민국의 편에서, 세계인의 희망이 된 나라의 편에서 우리 역사를 살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교과서마다 현대사 부분의 구성·문장·디자인 등에 대한 평과 함께 주요 내용을 분석·평가하고 있다. 또 이를 토대로 역사 인식과 역사 서술, 역사 용어, 국정과 검인정 문제 등을 다뤘다. 저자는 "현행 교과서들은 부정(否定) 사관이 어지럽히고 있어 전체적으로 불량품"이라며 "국가 지표를 구현하는 국정을 도입하고 검정을 강화해서 1국정 2검정 체제가 바람직하지만 심의 기준을 지킬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면 국정 전환이 나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