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한국 전통 무술로서, 싸움의 기술 그 이상을 전수한다. 태권도는 몸과 마음을 수련함으로써 정신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목적을 둔다. 오늘날 태권도는 국제적 스포츠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으며,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있다.
먼저, '태권도'라는 단어의 의미를 자세히 새겨보도록 하자. 태권도의 의미는 '태' '권' '도' 세 글자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태'는 발, 다리 또는 밟다를, 권은 주먹, 싸움을, 도는 방법 또는 규율을 의미한다. 이 세 글자를 한데 묶어 생각해 보면 태권도라는 단어에 숨겨진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을 알 수 있다.
우선, 태권도는 '태'와 '권' 즉 '주먹과 발', 그리고 주먹과 발로 대표되는 모든 신체 부위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둘째, 태권도는 싸움을 억제 또는 진정시키고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 개념은 '주먹을 통제하다' (또는 주먹을 억누르다)라는 '태권'의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태권도는 '신체 부위를 올바르게 사용함으로써 다툼을 멈추고 더 나은 세계, 더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방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태권도는 반만년의 장구한 한국 역사 속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발전해왔다. '수박' 또는 '택견'이라는 방어술에서 시작된 태권도는 고구려 때 심신 수련법으로 발전되면서 '선배'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신라시대에는 국가 지도자 양성 기구였던 화랑도의 핵심이었다.
오늘날의 태권도는 다른 동양 무술과 유사점이 많고 특징도 비슷한데, 이는 발달 과정에서 이웃 나라인 일본 및 중국의 무술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무술 기법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권도는 다른 동양 무술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먼저, 태권도는 현란한 발 기술 등 동적인 동작이 많아 매우 역동적이다. 둘째, 태권도의 기본 신체 동작들은 사람의 정신 작용 및 일상 동작들과 유기적이다. 셋째, 태권도는 보는 관점에 따라 자세가 달라 보여 더욱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태권도는 "신체, 정신, 생활의 조화", 그리고 "자세(품새), 겨루기, 격파의 조화" 등 '조화'를 중시한다. 태권도를 할 때는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고 정신과 동작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이 조화를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에서도 유지해야 한다. 이로써 신체 활동의 원칙, 정신 수양의 원칙, 그리고 삶의 원칙이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품새, 겨루기, 격파의 조화"는 올바른 품새가 올바른 겨루기를 낳고, 유의미한 파괴력을 낳게 된다는 의미에서 중시되는 덕목이다.
태권도는 어째서 이러한 조화를 가능케 하는가? 태권도는 우리가 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옥신각신 다투며 사는 것과 별 다를 것 없는, 우리 삶의 한 방식이다. 그러나 다른 삶의 방식과 태권도에 차이점이 있다. 바로 태권도는 매우 극단적인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활동이라는 점이다.
사람은 언제나 자신에게 위협을 가하는 적들을 물리쳐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적과의 싸움에서 이긴다고 해서 안전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적은 언제라도 다시 돌아와 공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적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람은 항구한 평화를 얻지 못하는 이상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이 항구한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조화가 필요하다. 바로 이것이 태권도의 목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태권도는 뒷골목 싸움 기술과 별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태권도는 삶의 조화로운 성장과 발전을 추구한다. 태권도를 삶의 한 방식이라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태권도에 숨겨진 원칙들을 이정표 삼아 삶을 꾸려나간다면, 우리는 더욱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