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국토지리원이 서양인 관광객들이 나치 문양 스와스티카로 오해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의 관광 지도에서 절·사찰을 의미하는 ‘만(卍)’자의 표기를 중단하고 다른 문양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사실이 지난 18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을 통해 공개됐다.
일본 국토지리원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동양 문화권에서 ‘만(卍)’자가 절, 사찰, 신전의 의미 뿐만 아니라 공덕, 윤회, 평화, 행운 등 신성한 의미로 사용돼 왔지만 일본 관광 지도에 ‘만(卍)’자가 사용된 것을 본 서양인 관광객들이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나치당기에 사용한 ‘갈고리 십자가’라는 뜻의 ‘하켄크로이츠’를 떠올려 불쾌감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 국토지리원은 ‘서양인 관광객들이 ‘만(卍)’자를 보고 ‘사찰’을 떠올리기 힘들다’는 반응을 얻어, 기존에 사용되던 ‘만(卍)’자 문양대신 3층 탑 모양의 평범한 문양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현지에선 당국의 결정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홋카이도 분교 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 마코토 와타나베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동양권에서 ‘만(卍)’자는 독일 나치당이 그들의 당기에 이 문양을 차용하기 수천년 전부터 다른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게다가 일본이 지도에 ‘만(卍)’자를 계속 사용한다면 일본을 찾아 이를 궁금하게 여기는 외국인들에게 이 문양의 진짜 의미를 알려주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며 이러한 시도들은 그동안 이 문양이 받아왔던 부정적인 인식과 오해들을 점차 사라지게 하는 데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