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웹툰 '조이라이드'의 작가 윤서인(42)씨는 '난 참 행복하다'란 제목의 만화 한 편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다. '많은 사람이 분노를 부추기지만, 처자식과 무탈하게 살아가는 우리 삶엔 감사할 것이 더 많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대학가엔 '안녕들 하십니까'란 대자보가 곳곳에 붙고 있었다. 윤씨의 웹툰은 이를 정면 반박한 내용. 그는 "삶의 부정적 측면만 파고들며 젊은이들을 선동하는 글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당신 말이 맞다' '힘내라' 등의 댓글과 쪽지가 잔뜩 붙었다.
우호적인 독자 반응은 만화의 색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무서워 못 다뤘던 보수 논리를 넣기 시작했죠." 그렇게 그는 모두가 복지를 이야기할 때 증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분배에 관심이 쏠렸을 때 성장의 중요성을 말하는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부터는 인터넷 조선닷컴에 정기 연재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이를 묶어 책 '조이라이드'(기파랑)도 냈다.
그의 만화를 보면 '2008년 광우병 공포 사태'가 벌어졌을 때 대중을 선동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는 "당시 광우병 공포를 부추긴 웹툰이 많았는데 그때 만화로 제대로 반박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했다. 우리 사회를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하는 사람들에겐 "운동장 바깥도 좀 보자"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그는 "당연하지만 누구도 말하지 못했던 내 생각들을 쓰고 그리는 것일 뿐 특정 정치 세력에 연계되거나 이익을 대변하기는 싫다"고 했다.
그는 원래 '개그 만화'를 그렸다. 야후코리아 그래픽 디자이너 시절 콘텐츠가 부족해 직접 만화를 그린 것이 시작이었다. 대학 때는 조선일보 주최 '독자가 그리는 광수 생각' 응모전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도 그의 만화에서 웃음을 주는 개그 코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 모든 일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너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하냐? 누가 보겠니?' 같은 말도 듣고, 심한 경우 협박도 받는다. 하지만 붓을 놓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가끔씩 2008년 광화문에 서 있던 학생이라면서 제 만화를 보고 생각을 많이 했다는 쪽지를 받아요. 그럴 때면 의욕이 샘솟아요."
입력 2016.03.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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