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단군을 역사적 실존 인물로 생각한다. 이런 믿음을 뒷받침하는 것이 '규원사화(揆園史話)' '단기고사(檀奇古史)' '환단고기(桓檀古記)' 등 상고사를 기록하고 있는 역사서들이다. 이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환단고기다. 고대로부터 전해지던 '삼성기(三聖記)'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를 묶어서 계연수란 인물이 1911년 간행했다고 하며 1979년 이유립이 필사 영인본을 출간함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환단고기는 단군이 47대에 걸쳐 2096년간 나라를 다스렸다며 역대 단군의 이름과 재위 기간을 나열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학계는 출간 경위가 불분명하고 근대 이후 등장한 용어들이 상당수 사용된 점 등을 들어 사료적 가치를 의심하고 있다.

최근 일부 고고·역사학자들은 1980년대 이후 중국 네이멍구와 랴오닝성 일대에서 발굴되기 시작한 요하문명을 고조선·단군과 연결시켜 해석하고 있다. 네이멍구 츠펑(赤峰)과 랴오닝 차오양(朝陽) 인근에 기원전 4000~2500년 무렵 나타났던 홍산문화(후기 신석기)와 그 뒤를 이은 하가점 하층문화(초기 청동기)가 단군신화나 고조선 성립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지역에서 발견되는 호랑이·곰 토템 유물을 유력한 증거로 제시한다. 또 홍산문화 지역에 자리 잡았던 환웅족(族)이 동쪽으로 이동하여 토착 세력과 함께 고조선을 건국한 것으로 이해한다. 단군신화는 원시사회에서 고대사회로의 이 같은 변화 과정을 반영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