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식재료를 먹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봄철인 요즘은 딸기와 토마토를 비롯해 각종 나물과 쌈채소에 이르기까지 과일과 채소의 영양이 가장 높고 맛도 있는 계절이다. 과일과 채소는 생으로 먹는 게 영양학적으로나 맛으로나 최고의 식사법. 하지만 과일과 채소를 제대로 세정하지 않으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그대로 섭취하는 셈이 된다.

2008년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농약 사용량은 OECD 가입국가 중 1위이며 네덜란드의 1.6배, 미국의 5.7배에 달했다.

농약의 폐해와 유기농산물이 우리 몸에 이롭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그 수치는 줄었지만 아직도 유럽에 비하면 사용량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특히 봄철 많이 나는 딸기를 비롯해 사과, 배, 토마토, 감자, 시금치, 포도 등은 농약을 많이 살포하는 대표적인 과일과 채소. 게다가 물로만 씻으면 잔류 농약이 쉽게 없어지지 않는 것들이라 세척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미량의 농약이라도 장기간 섭취하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불확실하다”라고 밝히고 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농약이 만나 새로운 독성을 가진 물질이 생성되는 칵테일 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잔류 농약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농약으로부터 보다 안전하길 원한다면 유기농산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혹 유기농 채소를 구입하지 않았다면 잔류 농약을 제거할 수 있도록 채소나 과일을 꼼꼼하게 세척해야 한다. 단, 세제를 선택할 때에는 세척력도 중요하지만 세제 자체에 있는 유해성분 역시 꼼꼼하게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경우 과일과 채소를 세척할 때 대부분 베이킹소다나 식초, 구연산 등을 사용하고 있다. 천연성분으로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세척과 살균력을 두루 갖추고 있고 가격까지 합리적이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다만 위의 천연세제들은 제품마다 정확한 유효 사용량이 정해져 있지 않고, 과일과 채소에 최적화되어 있다기보다는 청소부터 빨래까지 두루 사용하기 좋은 것들이라는 것이 단점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과일·채소전용세제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니 성분을 꼼꼼하게 따져본 후 구입해 사용하는 것도 안전하게 채소와 과일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수많은 종류와 상당한 양의 농약과 성장촉진제를 섭취하고 있어요. 다행히 농약과 성장촉진제, 유전자 변형의 위험성에 대해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정부 또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요. 농약은 크게 침투성 농약과 비침투성 농약으로 분류할 수 있어요. 비침투성의 경우 과일과 채소에 보이지 않는 농약 막을 형성해 채소와 과일 전용세제를 이용해 닦아낼 수 있지요. 침투성 농약은 세정제로도 닦아내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유기농산물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다만 유기농 먹을거리라고 해도 요즘은 미세먼지가 심하고 대기 중에도 미생물이 있으며, 유기농산물 자체에도 미생물로 만든 친환경 농약 등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친환경 세제를 이용해 깨끗하게 씻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상목(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 회장)

깐깐 맘들의 친환경 과일·채소 세정제 테스트

테스터

김영빈

40대 초반의 5세, 10세 두 딸의 엄마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요리연구가다.

강부연

30대 중반의 라이프스타일 에디터이자 3세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박재진

30대 초반의 전직 애널리스트이자 현재는 전업주부로 3세 아들을 키우고 있다.

실험방법

베이킹소다, 식초, 과일·채소 전용세제의 3가지를 감자와 토마토에 담그거나 뿌린 후 5분 정도 지났을 때 물에 떠오르거나 가라앉은 오염물질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해보았다. 또한 낫토에 각각 베이킹소다를 희석한 용액과 식초를 희석한 물, 과일·채소 전용 세정제를 1큰술씩 넣은 뒤 고르게 저어 냉장고에서 24시간 두었을 때의 끈기 정도를 테스트해 살균 정도를 살펴보았다.

김영빈
"과일과 채소는 물론 청소나 빨래를 할 때도 즐겨 사용하고 있어요. 딸기나 토마토 등 손으로 일일이 씻기 어려운 과일에 뿌린 뒤 5분 정도 뒀다가 손으로 살살 저어가며 새척하면 불순물이 빠져나오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세정력이 뛰어나요. 쓸 때마다 수저로 떠 뿌리는 것이 다소 불편하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세정력 ★★★★★
살균력 ★★★☆
편리성 ★★★☆
총   점 ★★★★

강부연
"베이킹소다는 오염물질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해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들었어요. 과일과 토마토, 오이와 같은 것들은 문질러가며 씻으면 세척력을 높일 수 있어요. 한 번에 많은 양을 사용하다 보니 가격을 생각한다면 대량으로 구입하는 것이 맞지만 덩어리가 생기기 쉬워 꺼려집니다."

세정력 ★★★★★
살균력 ★★★
편리성 ★★★
총   점 ★★★☆

박재진
"아이 식재료를 세척할 때는 꼭 베이킹소다를 사용해 세척해요. 처음 담갔을 때는 미끈거리지만 씻고 나면 뽀드득한 느낌이 들어 안심이 되거든요. 감자나 당근, 고구마 등 아이들이 많이 먹는 구근작물을 손질할 때 역시 베이킹소다를 애용하고 있어요. 베이킹소다 희석액에 잠깐만 담갔다가 채소 전용 브러시로 몇 번 문지르면 깔끔하게 불순물이 제거돼요."

세정력 ★★★★★
살균력 ★★★
편리성 ★★★★
총   점 ★★★★

김영빈
"식초는 집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아요. 특유의 향 때문에 세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음식에 식초 특유의 향과 맛이 날 수 있거든요. 게다가 산도가 높지 않으면 살균력이 높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러나 집에 늘 있는 식재료 중 하나이고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과일·채소 전용세제나 베이킹소다가 없을 때만 가끔 사용해요."

세정력 ★★★☆
살균력 ★★★
편리성 ★★★☆
총   점 ★★★☆

강부연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세균이 많은 행주나 도마에 식촛물을 끓여 부으면 삶지 않아도 살균이 되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실험을 해보니 과일·채소 전용세제나 베이킹소다보다는 세정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 같아요."

세정력 ★★★
살균력 ★★★★☆
편리성 ★★★☆
총   점 ★★★★

박재진
"껍질이 두꺼운 오렌지나 포도, 레몬 등만큼은 식초를 이용해 세척하곤 해요. 특유의 향이 강해서 그 밖의 식재료를 세척할 때는 선뜻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과일이나 채소보다는 손이 잘 닿지 않아 세척하기 어려운 커피포트나 밥솥에 식촛물을 붓고 끓여 세척해 식중독을 예방합니다."

세정력 ★★★
살균력 ★★★★☆
편리성 ★★★☆
총   점 ★★★☆

김영빈
"오렌지나 씨 없는 포도, 레몬 등의 수입 과일과 같이 잔류 농약 걱정되거나 유통과정이 긴 수입 농산물들을 세정할 때 유용해요. 오렌지의 경우 표면의 미끈거리는 왁스가 완전히 제거되어 뽀드득해지는 것이 느껴지지요. 몇 번 뿌려 감자를 씻었는데 흙이 금세 깔끔하게 제거되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세정력 ★★★★★
살균력 ★★★★★
편리성 ★★★★★
총   점 ★★★★★

강부연
"딸기나 포도는 씻어도 왠지 개운하지 않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분무 형태라 간편하게 뿌리고 1분 정도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흔들어 씻었더니 불순물이 제거되는 것이 눈에 보여 안심했어요. 잘못 말려 냄새 나는 행주나 수건 등에 뿌리고 온수로 문질러 빨면 세균 번식으로 인한 냄새도 사라집니다."

세정력 ★★★★
살균력 ★★★★★
편리성 ★★★★★
총   점 ★★★★☆

박재진
"방울토마토에 뿌려두었다가 볼에 담아 흔들어 씻었더니 헹굼물이 약간 녹색이 되면서 토마토의 표면이 뽀드득해졌어요. 낫또에 뿌려두었더니 특유의 끈적임이 다소 적어졌고요. 삶기 어려운 도마에 뿌려봤는데 냄새도 사라지고 살균효과도 있는 듯했어요. 다른 세정제에 비해 다소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뿌리고 세척만 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이 매우 편리해요."

세정력 ★★★★☆
살균력 ★★★★★
편리성 ★★★★★
총   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