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발전연구원 송기욱 박사는 영남권 신공항 건설 추진 초기인 2008년부터 신공항 후보지를 물색해온 전문가다. 8년간의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은 "학자의 양심을 걸고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는 경남 밀양이 최적지"라는 것이다. 외국의 일부 컨설팅 업체가 부산 가덕도가 밀양보다 낫다고 평가하는 것은 용역을 의뢰한 발주자(부산시)의 입맛에 맞춰 결론을 내린 '전형적인 주문식 용역'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송 박사는 26일 본지 인터뷰에서 "국가 경제력과 인력의 수도권 집중은 국가 성장 발전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며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영남권 신공항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가덕도와 밀양을 놓고 부산과 대구·울산·경북·경남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고 해서 신공항 후보지 결정을 마냥 미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현재 영남권 신공항, 남부권 신공항, 동남권 신공항 등 여러 용어가 섞여 사용되고 있는 것을 가리켜 "영남권 신공항 추진 초기에는 동남권 신공항이라고 했다가 국토부가 영남권 신공항으로 명칭을 통일한 이유가 뭐겠느냐"고 반문했다. "관문 공항 역할을 하는 신공항의 입지가 영남권 5개 시·도를 아우르는 곳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데도 부산만 여전히 '동남권 신공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박사는 밀양 신공항이 최적지인 이유로 경제성과 효율성을 우선 꼽았다. 그는 "밀양 신공항은 활주로 2개를 건설하는 데 4조765억원의 사업비가 드는 데 비해 가덕도 신공항은 활주로 1개인데도 그보다 많은 5조99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며 "가덕도 신공항의 활주로는 동서 방향인 데 반해 11㎞ 떨어진 김해공항의 활주로가 남북 방향이어서 공역(空域·비행 중인 항공기가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 겹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활주로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했다. 또 가덕도는 바다를 매립해야 하는데 일본 간사이 공항이 활주로 등 지면이 불규칙하게 침하하는 이른바 '부등(不等)침하'로 막대한 보수 비용을 감수하고 있는 상황을 유념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부산 가덕도를 옹호하는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부산에서 밀양 신공항의 경우 인근 산봉우리를 27개나 깎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국토부가 제시한 항공학적 운항 통로상의 안전을 준수할 때 봉우리 4개의 일부만 깎아내면 된다"고 했고, "공항 (승객 등의) 수용량이 가덕도가 1.5배나 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밀양의 수용량이 더 많다고 했다"고 했다.
송 박사는 "영남권 5개 시·도가 가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신공항 입지로 결정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영남권 인구 1300만의 30% 정도에 불과한 부산 시민이 좋으라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덕도로 신공항 입지를 결정하면 나머지 70%의 접근성을 희생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밀양 신공항이 최종 입지로 선정되면 대구공항은 물론 김해공항도 없어도 되고, 공항 부지를 재량껏 활용할 수 있다"며 "이 방안이 5개 시·도의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