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방치됐던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 노들섬이 오는 2018년 음악 공연 중심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바뀐다. 한강대교 한가운데 위치한 노들섬 북동쪽엔 용산역 일대, 서쪽으로는 노량진과 여의도가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는 노들섬을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고, 앞으로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강 일대를 고리 모양으로 연결해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2월부터 진행한 '노들꿈섬 공간·시설 조성 국제현장설계공모'의 당선작으로 국내 건축·설계팀 'Studio MMK'의 '땅을 재구성한 노들마을'을 선정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 당선작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에 공사에 들어가 2018년 상반기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490억원이다.
◇한강 한가운데에 공연·문화 기지
노들섬은 실내·외 공연장, 공원, 장터, 카페, 생태 교육 시설, 산책로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 '노들마을'로 탈바꿈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10년 노들섬에 6000억원짜리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무산된 지 6년 만이다. 공연 장소가 마땅치 않은 인디 밴드나 문화·예술 공연팀이 공연할 수 있는 500석 규모의 3층짜리 중규모 공연장도 들어선다. 시민 400여명이 시로부터 빌려 쓰던 텃밭은 없어진다.
시는 또 노들섬 내에 약 100대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을 만들고, 한강대교 동쪽 노들섬 땅은 '노들숲'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노들섬은 한강대교 중간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해 내려가거나, 한강변에서 한강대교 보행길을 통해 걸어갈 수 있다.
노들섬 개발로 용산 일대 개발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최근 용산 4구역에 주상복합·업무시설 8개동과 광화문 광장 크기의 시민공원이 들어서는 재개발 사업 계획이 얼마 전 확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들섬이 문화 공간으로 조성되면 용산 일대 상권이 활기를 띠고 주택 시장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들섬을 시작으로 한강을 관광자원화
서울시는 장기적으로는 홍대 일대~여의도~노량진~노들섬~용산으로 이어지는 '한강 관광 벨트(가칭 한강 링 프로젝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노들섬 개발은 이 계획의 첫걸음이다. 서울시와 정부는 또 2019년까지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 통합 선착장, 한류 문화 전시 공간 등 복합문화시설, 각종 편의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서울시는 반포대교 남단 세빛섬처럼 노들섬을 관광자원화할 구상을 하고 있다. 세빛섬은 2011년 준공 이후 운영사 선정 난항 등으로 2년 반가량 문을 못 열고 방치돼 있었다. 하지만 2014년 10월 새롭게 문을 연 이후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됐다. 지난달 중국 건강식품 업체인 중마이 그룹 직원 8000여명이 세빛섬 앞 달빛광장에서 두 번에 나눠 삼계탕 파티를 했다. 지난 11일엔 참가자 1000여명이 흰색 옷을 입고 음식과 술, 집기류를 각자 준비해 파티를 하는 '디네 앙 블랑(Diner en Blanc)'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들섬 개발을 시작으로 여의도 한강변 개발이 진행되면 중국인 등 외국 관광객이 자주 찾는 홍대·신촌, 노량진 수산시장, 용산역 일대와 연계해 한강 일대를 관광자원화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