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의 베스트 11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전원의 이름이 '손'(son)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28일 잉글랜드와 벌인 16강전에서 골을 기록한 두 선수의 이름도 시구르드손과 시그토르손이었다.

이들이 '손' 자 돌림을 갖게 된 건 이 나라의 특별한 작명법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에선 가계(家系)의 성(姓)이 따로 없고, 아버지의 이름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름을 짓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컨대 '스테판 피알라르손(Fjalarsson)'이란 남성의 아들은 욘 스테판손(Stefansson)이 되는 식이다. 욘 스테판손은 말 그대로 '스테판의 아들(Stefan`s son), 욘'을 의미한다.

같은 방식으로 스테판 피알라르손의 아버지 이름은 '피알라르 ○○손'이란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런 작명법의 기원은 명확지 않으나,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북구 바이킹의 전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험한 바다에서 살아온 바이킹은 선조의 행운이 아이에게 깃들기를 바라면서 '~son'이라는 식의 작명법을 썼다고 한다.

특이한 문화 때문에 오해를 사는 경우도 많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외국에 어린 아들·딸을 데리고 나갈 경우, 여권에 적힌 부모와 자녀의 성이 완전히 달라 해명에 어려움을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