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舊)소련에 속했던 벨라루스 네티즌들이 갑자기 ‘속옷 차림’으로 일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 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IT 기술의 발전과 관련해 연설하면서 “옷을 벗고 일하자”라고 말했다며, “대통령의 뜻에 따라 옷을 벗고 일하자”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다.
“혁신, IT 기술, 민영화 등 모든 계획이 확고해졌다. 우리는 반드시 이뤄낼 것이며 모든 것은 아주 간단하다. 우리는 옷을 벗고(get undressed) 일해야 한다.”
벨라루스 네티즌이 “들었다”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연설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자”도 아니고, 옷 벗고 일하자고?
사실 이 날 루카셴코 대통령은 “옷 벗고 일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벨라루스어로 “라즈비바츠(발전시키다, развіваць)”라고 말했지만, 벨라루스 네티즌은 이 단어를 ‘탈의’를 뜻하는 러시아어 “라즈디바츠(раздевать)”로 일부러 ‘잘못’ 들은 것이다. 22년째 장기 집권 중인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에 대한 젊은층의 조롱 분위기도 다분히 작용한다.
벨라루스 네티즌은 우스갯소리로 “대통령이 은연중에 속마음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며 속옷만 입고 회사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고, 회의하고, 나체로 악기를 연주하거나 컴퓨터 키보드로 신체 일부를 가린 사진을 찍어 올린다.
‘옷을 벗고 일하러 가자’라는 뜻의 #getnakedandgotowork 태그도 붙였다.
이 온라인 플래시몹에는 방송 기자, 라디오 진행자, 음악가, 엔지니어, 타투 아티스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네티즌이 참여했다.
한 네티즌은 “말이 검보다 강하다”라며 “모든 사진이 다 재미있다”고 썼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와 국경이 맞닿은 내륙국이다. 국민의 72%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벨라루스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12%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