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금융위기 이후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고소득 직업이나 고급 승용차 등과 같은 가치를 얻기가 힘들어지자, 젊은 남성들이 헬스장에서 근육을 단련해 자신의 ‘성공’을 드러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 연구진은 2008 금융위기 이후 헬스클럽에서 몸을 가꾸는데 돈을 쓰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몸 사진을 공유하는 젊은 남성들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이들을 스포르노섹슈얼(spornosexual·스포츠 스타와 포르노 배우처럼 근육질의 몸을 만드는 남성)이라고 정의했다.

연구진은 스포르노섹슈얼의 대표적인 인물로 아이돌 가수 저스틴 비버(22)를 꼽았다.

연구를 이끈 제이미 하킴 박사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이후 각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변화로 인해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야성미를 추구하는 스포르노섹슈얼이 급증했다”고 했다.

과거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면서 피부와 헤어스타일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쇼핑을 즐기는 부드러운 이미지의 남성인 메트로섹슈얼이 유행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라고, 그는 말했다.

연구진은 최근 자신의 신체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증상인 ‘바이고렉시아(bigorexia·근육 추형)’를 경험하는 남성이 증가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커지면서, 이전보다 자기 존중감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신체이형장애재단(Body Dysmorphic Disorder Foundation)을 이끄는 롭 윌슨은 “영국에서 헬스장을 다니는 남성 10명 중 1명은 바이고렉시아를 경험한다며, 이는 낮은 자기 존중감과 관계가 있다”고 했다.

롭 윌슨은 “최근 경제 위기 여파로 젊은 남성들은 큰 주택 같은 부와 명예보다 근육질의 몸을 만드는데 더 큰 삶의 가치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은 영국의 ‘젠더 연구 저널(Journal of Gender Studies)’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