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8시26분쯤 지하철 분당선 왕십리 방향 열차가 전기 공급이 끊겨 서울 강남구 선릉역 승강장에 26분간 멈춰서는 바람에 승객 1000여명이 객차 안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객차 내부의 전기 공급이 끊긴 가운데 정차 시간이 길어지자 일부 승객은 수동으로 열차 문과 스크린도어를 열고 나오기도 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 열차는 선릉역을 출발한 뒤 10여초 만에 멈췄다. 뒤쪽 객차 몇 량은 승강장에 걸쳐 있는 상태였다. 승객들에 따르면, 정차 직후 5~6분간 객차 내부 전기 공급이 끊겨 승객들은 어두운 객실에서 불안에 떨며 운행이 정상화되길 기다렸다고 한다.
일부 승객은 폐소공포증 증세를 호소하며 직접 비상 개폐장치(비상 코크)를 조작해 수동으로 열차 문을 열고 나오기도 했다. 1000여 명이 한꺼번에 승강장으로 나왔지만 다행히 부상을 입은 승객은 없었다.
승객들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별다른 설명 없이 정차가 길어졌다" "불안해서 열차 문을 열었더니 오히려 기관사가 '닫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일부 문의 비상 개폐장치가 열린 상황에서는 전기 복구 작업을 진행할 수 없어 정차 시간이 더 길어졌다"며 "수동으로 열린 일부 문에 승객이 몰리면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었기 때문에 열차 문을 모두 열고 승객들을 모두 하차시킨 뒤 복구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고가 지하철 파업의 영향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코레일 측은 "정차 당시 열차에 있던 기관사는 평소에도 이 열차를 운행하던 분"이라며 "파업과 이번 상황은 무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