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운 최제우 대신사가 한울님으로부터 받은 것은 '무극대도(無極大道)'이다. 한울님이라는 절대의 신이 다른 어느 곳이 아닌 모든 사람의 몸에 모셔져 있다는 뜻에서 '내 몸에 한울님을 모셨다'는 의미의 '시천주(侍天主)'를 가르침의 요체로 삼았다. '모든 사람이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는 곧 평등사상의 표현이었고,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시대 백성에겐 혁명적 선언이었다.

대신사에 의해 천명된 시천주 사상은 제2세 교조 해월 최시형 신사에 이르러 '사람이 곧 한울'이라는 '인시천(人是天)' 사상으로 표명된다. 이는 '사람 섬기기를 한울님같이 하라'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이라는 사회적 윤리 실천 덕목으로 발전했다.

'인시천'은 3세 교조인 의암 손병희 성사에 의해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사람이 이에 한울'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으로 발전한다. '인내천' 사상은 인간을 포함해 우주 만유가 한울 아님이 없다는 가르침으로 확대된다. 해월은 "저 나무 사이에서 울고 있는 새소리 역시 시천주"라고 가르친 바 있다. 이는 "한울님을 공경(경천·敬天)하듯이 사람도 공경(경인·敬人)하고, 만유도 공경(경물·敬物)해야 한다"는 해월 신사의 '3경(三敬) 사상'과도 이어지는 흐름이다. 곧 '시천주'에서 '인내천'까지 천도교의 주요 가르침은 뿌리를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