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일본어 투 한자어와 표현, 외래어 등이 자연스러운 우리 말로 바뀐다. 교육부는 "지금 개발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를 올바른 국어를 사용하는 질 높은 교과서로 만들 것"이라며 "지금까지 무분별하게 사용해 온 일본어 투 한자어 등을 본격적으로 정리하겠다"고 7일 밝혔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내년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를 시작으로 2018년 초등 3·4학년과 중1·고1, 2019년 초등 5·6학년과 중2·고2, 2020년 중3·고3에 적용된다. 순화 대상 일본어 투 한자어 등을 선별하고 대체 표현을 개발한 뒤, "교과서 집필진이 참고하는 '편수 자료'(용어집)에 넣겠다"는 게 교육부 방침이다.
현재 초등학교 교과서에 가장 많이 쓰이는 일본어 투 표현은 '~에 대(對)하여'다. 예를 들어, 현재 초등학교 6학년 도덕 교과서 15쪽에 기술된 '삶의 자세에 대하여 생각해 봅시다'라는 문장은 '삶의 자세를 생각해 봅시다'로, 초등학교 5학년 도덕 194쪽의 '우리 모두를 위한 길에 대하여 이야기해 봅시다'를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봅시다'로 다듬겠다는 것이다.
일본어 번역 투 표현인 '~로 인(因)하여'는 문장에서 아예 빼거나 조사로 수정해도 뜻을 전달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교육부 측은 밝혔다. 예를 들어 '홍수 등으로 인하여 물길이 바뀔 때'(과학 3-1, 142쪽)라는 문장은 '홍수 등으로 물길이 바뀔 때'로 고쳐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의 경우' '~로 인한'이라는 표현도 바로잡는다. '부족할 경우에'→'부족할 때' '태풍으로 인한 피해'→'태풍의 피해'로 고쳐 쓰겠다는 것이다.
영어의 'be+~ing(현재진행형)' 구문을 그대로 번역한 '~고 있다'는 표현도 순화된다. '연구하고 있습니다'를 '연구합니다'로 다듬는 식이다.
과거 자주 쓰이던 노견(路肩), 소사(小使) 같은 용어가 지금은 갓길, 사환으로 바뀌어 정착된 것처럼 일본어 투 한자어나 외래어 어휘를 우리 말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할인(割引)은 '덜이'로, 외출(外出)은 '나들이', 의미(意味)는 '뜻', 소감(所感)은 '느낀 바', 노트(note)는 '공책', 발코니(balcony)는 '난간'으로 각각 다듬기로 했다.
교육부 측은 "오랫동안 쓰여 이미 정착된 말들을 한꺼번에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릴 수 있다"면서 "다음 달 정책 연구가 마무리되면 토론회를 열어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적으로 순화 용어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