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잘 키운 악역(惡役) 하나, 열 주인공 안 부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대로 된 악역은 영화 흥행을 좌우하는 요소다. 그런데 최근 한 언어학자가 ‘영국식 영어 구사’를 악역의 요건으로 꼽아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이 22일(현지 시간) 전했다.

“영화 해리포터의 볼드보트 사진

미국의 언어학자 찌 르우(Chi Luu)는 ‘제이스토어(Jstor·전자 학술지 도서관)’에 게재한 자신의 논문에서 표준 영국 영어(RP)가 영화나 연극 등에 등장하는 악역에게 최적화된 발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표준 영국 발음은 지적이지만 신뢰감 없는 인상을 준다”며 “이런 발음은 곧 악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사루만 사진

그는 또 “표준 영국 발음이 높은 사회경제적 배경과 연관이 있다”며 “이는 불친절하며 정직하지 못한 이미지를 준다”고 했다. 표준 영국 영어(RP)는 언론인과 왕실 가족 등 영국의 공인(公人)이 구사하는 영어로, 우리나라의 표준어와 유사한 개념이다.

그렇다면 표준 영국 영어를 구사하는 유명 악당 캐릭터는 과연 무엇일까? 데일리메일은 영화 반지의 제왕의 사루만,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엑스맨의 매그니토,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등을 전형적인 표준 영국 영어를 구사자로 꼽았다. 르우 박사는 “이제 전세계 사람들이 악당 하면 영국식 영어를 떠올릴 정도”라고도 말했다.

“영화 양들의 침묵 한니발 렉터 사진

한편 작년 우리나라에서 흥행했던 영화 데드풀에선 악당 프란시스 프리맨 역(役)을 맡은 에드 스크레인이 표준 영국 발음이 아닌 런던 방언을 구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