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독극물테러로 암살되면서 김정은의 잔혹한 처형 방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탈북자들은 김정은 정권은 ‘반혁명분자’로 찍힌 북한의 고위층 간부들을 고사총으로 쏜 뒤 탱크로 시신을 뭉개는 등 전례없이 끔찍한 방식으로 처형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북한 노동당 간부 출신인 김모씨는 탈북자단체인 북한전략센터와 인터뷰에서 “김정일 사망 후 애도 기간에 술을 마셨다는 죄목으로 인민군 부총참모장을 처형할 때 처음으로 고사총이 등장했다”며 “현장에서 느끼는 공포감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고사총은 구소련이 개발한 구경 14.5mm ZPU 중기관총으로, 주로 포신 4개를 결합해 지상이나 해상에서 공중 목표물을 격추하기 위해 만든 대공화기다.
김씨는 또 장성택의 측근인 장수길 노동당 부부장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고사총 처형 참상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장수길은 고사총으로 쏴 죽이고, 뒤이어 탱크로 뭉개버려 시체가 없다”면서 “공개 처형 장면을 한번 보고 나오면 누구라도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김정은에게 대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영철의 총살도 평양 인근의 강건군관학교에서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면서 처형 수단은 역시 고사총과 탱크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직위가 높은 고위급 간부들은 처형장에 참석시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처형 장면에 대해 전해듣는 것만으로 보는 것 이상의 공포를 유도하려는 김정은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또 인민무력성 출신 탈북민 이모씨는 리룡하 노동당 제1부부장과 장수길의 처형 현장에 참석했던 지인의 말을 인용해 “차마 눈을 뜨고 보지 못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증언에 따르면 리룡하와 장수길은 처형 전 심하게 구타 당한 뒤 단상에 끌려 나왔고, 그들 앞에는 고사총 8문에 1000여발의 총탄이 장전돼 있었다. 이후 사격명령이 떨어지자 ‘따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4초 동안 총탄이 발사됐고, 사람의 형체는 아예 사라져 버렸다고 이씨는 말했다.
이밖에 국가보위성 출신 박모씨는 김정은에 의해 100여 명의 고위층 간부들이 고사총으로 처형당했다고 주장했다.
탈북자단체인 북한전략센터와 NK워치, 북한민주화위원회는 김정은의 인권말살행위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를 비롯해 엘리트 출신 탈북민 6명의 인터뷰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