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서철원사진 가운데〉 교수팀이 환자 자기 피에서 조혈모세포를 뽑아서 환자 자신에게 이식하는 자가(自家)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를 지난달 말 혈액암 환자 전모(59)에게 시술해 이식 1000회를 달성했다.

백혈병 치료에 남의 조혈모세포를 기증받아 이식하는 치료가 흔히 쓰이는데, 이와 달리 환자 자기 것을 이용한 이식 치료가 1000회 넘는 것은 드문 기록이다. 주로 림프기관에 암이 생기는 악성 림프종이나 혈액암 종류의 하나인 다발성 골수종에 쓰인다. 서 교수는 "뇌에 생긴 림프종의 2년 생존율은 대개 50% 이하인데 우리가 시도한 자가 조혈모이식 치료 결과는 89%까지 올라갔다"며 "지난해 미국 혈액암 학회에 이를 발표하니 미국 의사들이 깜짝 놀라더라"고 했다.

림프종이 발생하면 고강도 항암치료로 피를 만드는 몸속 골수 생산라인이 파괴된다. 이에 대비해 환자의 혈액에서 혈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를 미리 채집해뒀다가 항암치료 후 이를 환자에게 다시 이식하는 방식이다. 서 교수는 "자기 것이라 면역 거부반응 없이 골수 생산 라인을 재건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난치성 신경계 림프종도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