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4년 차를 맞은 '일학습병행제도'에는 올해 초 새로운 과정이 추가됐다. 고교 단계부터 최신 기술을 습득해 기업의 핵심 인재로 성장하는 경력 개발 코스인 '고숙련 과정'이 도입된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폴리텍대학교는 지난 2월 고숙련 일학습병행제(P-TECH) 출범식을 열고, 학습 근로자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P-TECH 과정은 고교 2학년부터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기술을 연마한 학생이 고교 졸업 후엔 산업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폴리텍에서 훈련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훈련은 주로 야간이나 주말에 진행되고, 기간은 1년 6개월이다. 예를 들어, 인천 지역 P-TECH 참여 학생은 인천폴리텍 금형디자인학과에서 금형 설계, 3D 프린팅, 고속가공 등을 배운다. 학생들은 전공 과목 외에 교육학이나 경영학 등의 과목을 배워 향후 기업에서 후배를 지도하는 현장 교사로도 일할 수 있다. 고용부에선 우수 학생에게 일본과 독일 기술 연수 기회도 제공할 방침이다.
P-TECH 참여 학생은 남들보다 먼저 취업해 교육비 부담 없이 최신 기술을 배울 수 있고, 기업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현장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 고용부 조사 결과,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학생 중 70% 이상이 P-TECH 참여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참여 기업의 41%는 P-TECH 같은 제도가 학생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최우선 요소라고 답했다.
고등학교 시절 일학습병행제에 이어 최근 취직 후 P-TECH 과정을 밟고 있는 경남 창원 대건테크의 최명준씨는 "고숙련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기계 조립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 명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건테크의 김우종 부장은 "일학습병행제를 거친 학생은 고등학생 때부터 직접 생산 공정 전반에 대해 훈련을 받아 업무 숙련도가 매우 높다"면서 "단순히 자신만의 파트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설계·생산 등 전 분야에 걸쳐 시야가 넓어져 회사 발전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3월부터 6개 폴리텍에 시범 도입된 P-TECH는 2019년까지 50개 학교 2000명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교 단계부터 일학습병행제를 시작한 도제학교 졸업생이 기업의 핵심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 현장의 변화에 맞게 교육 훈련의 품질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학습 근로자의 경력 개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P-TECH를 새로운 직업교육 훈련 시스템으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